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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는 즐겁다든데? -2부

2010/02/12 00:42
고담

루피는 즐겁다든데? 1부 보기

 한번은 이런 적도 있어. 편의점 주말 야간이었을 땐데, 내가 바로 다음날 학교를 가야되니까 교복을 입고 일하고 있었어. 근데 어떤 아저씨가 오는 거야. 그 아저씨가 '어, 너 학생이었어?' '예, 저 고2인데요' 이랬어. 근데 그 아저씨가 '야, 참 기특하다' 이러면서 갑자기 막 둘러보면서 '뭐,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이래. '아,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다고, 막 했는데, 갔고, 다음 토요일 날, 와가지고 '술이나 한잔 먹을까?' 이래. 나 일하고 있는데. 그래서 맥주 한 병, 두병 시켜가지고 거기, 그때 겨울이었으니까 파라솔 말고, 거기 라면 먹는데 있잖아, 거기서 과자 하나 뜯어가지고, 먹으면서. 그랬어.

 편의점에, 에피소드가, 참 많은 것 같은데……. 거기 편의점이, 되게 쪼끄맸어. 씨씨티비도 두 개밖에 없었다. 근데 또, 하나는 또 짝퉁이야. 그래가지고 씨씨티비 사각지대가 있었어. 그래가지고 내가, 맨날 친구들 불러가지고 빼서, 막 먹고 그랬어. 그리고 냉장고엔 씨씨티비가 없잖아. 근데 냉장고에서 들어갔다 나올 때는 씨씨티비를 지나야 돼. 그래가지고 몸에다 숨기고 해가지고 냉장고 들어가서 음료수랑 애들 맥주 막 갖다 주고, 솔직히 그때 사장이 존나 싸가지 없고 싫어가지고 그렇게 한 거고. 또 졸려 올 때는, 아, 낼 학교도 가야되는데 어떡하냐, 하면서 그거, 그거 있지, 모닝 케어. 그것도 막 먹고. 별 효과는 없드라고? 술 취했을 때 먹어야 돼, 그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절대 안 걸렸어. 절. 대 안 걸렸어.

-계산이 안 맞을 거 아니야.
 안 맞아. 계속 아니라고 했어. 증거 있어? 없잖아. 완전범죄야. 솔직히 그 새끼한텐 그렇게 해도 돼. 싸가지 없었어. 아 몰라, 나한테 하는 짓이.

 내가, 11시부터 시작했거든. 11시엔 사장이 있었어. 11시에 사장이 와가지고 이러는 거야, 요즘에 반품 도둑이 있어. 어디서 따른 편의점에서 물건 훔쳐 와갖고 우리 편의점 와서 돈으로 바꾼다고, 그런 도둑이 있대. '애들이니까 애들 잘 보고 반품 해달라고 하면 해주지 말고 사장님한테 전화해' 이래. 그래가지고 내가, 알바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갔다 왔어. 어떤 사람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 죄송합니다!' 하고 뛰어 들어가는데, 갑자기 반품을 해 달래. 그래서 해 줄까, 말까 하다가 보니까 애들도 아니고 아저씨드라고. 사장님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번호가 010으로 돼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016이드라고. 그래서 사장님한테 전화도 못하고 아저씨니까 뭐 괜찮겠지, 하고 해줬는데 4만 9천원 해줬어. 근데 그게, 다음날 아침에 사장님 와갖고 씨씨티비 돌려 보는 거야. 그때 알았어. 그게, 뭐냐면은, 그니까, 내가 화장실에서 문 팍 열고 계산대로 들어갈 때 이렇게(⊃) 돌아서 가야되거든? 그때 내 뒤통수 뒤에서 바로 팍 (진열대에서) 물건을 빼가지고 '여기 반품해주세요' 이런 거야. 나보다, 더! 완전범죄가 있다니. 난, 진짜 놀랬어. 야아아아, 차암, 그래가지고, 4만 9천원 날렸지.

-니 월급에서 깎아?
 어. 상관 안했어.

 아, 언제는, 고등학, 쌩, 이렇게 따악 온몸에다, 다아 써놓코, 체육복이었어, 그래가지고 야아아 맥주를 갖고 오는 거야. 내가 그 여자애를 계속 쳐다봤어, 계속 쳐다보고, '몇 살, 이세요?' 했어. 그랬더니, 고3이라고 한번 달래. 고3이래. 그래가지고, '고3, 맞아여?' 하고 예, 하고 딱 줬어. 어리고 참 귀여우니까 그냥 줬어. 아, 근데 한번 주니까 계속 오더라고!? 계속 줬지, 뭐 어트케, 안 줄 수도 없고.

 그래도 딴 때는 민증 검사 다 했어. 딱 봤을 때 학생 같다 하면. 민증, 애들이 파드라고? 진짜, 우리 사장한테, 민증 위조한 거 보여주면 사장이 뺏어, 아예. 그래서 내가 맨날 그거 가져. '사장님! 저 그거 주세요!' 해서. 한 다섯 개 받았을 걸? 그래서 애들한테 팔고. 하나에 만원. 야, 그거 몇 년 동안 쓸 수 있는 건데 만원은, 만원은 싸지. 사진이 달라도, 뭐 지 능력껏 다 해. 다. 아, 나도 있어. (부시럭) 봐.

-너 안 같은데?
 아니야?

-응. 전혀 다른데?
 능력껏 다 할 수 있어.

-뭐 부업 같은 거네.
 더 짭짤한 거 있었어. 거기가, 고깃집이였어. 거기가 24시간이었어. 내가 네 시까지 했어. 새벽 네 시까지. 근데 거기 취객들이 좀 많어. 그래가지고, 거기다가 지갑을 놓고 가는 거야, 다. 그래서 매니저님이, 어유, 지갑 가져가셔야죠, 했어. 나도, 맨 처음엔 손님들한테, 그냥 말해줬어. 근데, 며칠 지나다 보니까, 돈도 없고 용돈도 없고 하다보니까, 어느새 지갑 놓고 간 거, 하나 둘, 씩 그냥 말 안하고, 그냥 접시 치우면서 지갑, 내 주머니에 넣게 되더라고. 그래가주고, 거기서, 참, 용돈 많이 썼지. 제일 많이 들어있었던 게, 현금, 만 원짜리 현금으로 32만원. 그거 딱 열어보고 진짜 뜨끔했어. 이렇게 많은 돈을……. 진짜 깜짝 놀래가주고……. 그래도 알뜰하게 썼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어. 거기 씨씨티비 있었는데, 별말 안하더라고. 알면 뭐해, 알면 어때? 그만둔다고 하면 되지.
-다음날 그 사람들이 지갑 찾으러 오면 어떡해?
 안 왔어. 한명도. 아무도. 그걸로만 총, 4십… 5만원 벌었어.

-야, 나도 거기 좀 알려주라. 어딘지.
 왜?
-나 돈 필요할 때 좀 하게.
 야, 근데 그거 돈 필요할 때, 뭐, 삼사일, 일주일 정도 한다고 하면 안 돼. 무조건 한 달, 저 한 달 이상 할 수 있어요, 아니다 세달. 무조건 세달, 저 세달 이상 할 수 있어요, 하고 한 달 하고 때려쳐.
-왜?
 그렇게 해야 돼. 워얼급이잖아, 워얼급. 어딜 가든 다 세 달이야, 무조건. 다 세달 이상 할 수 있냐 물어봐.
-거짓말 치는 거네?
 응. 그럼 어떡해.


-지금까지 알바 뭐뭐 해봤어?
 흐음… 주유소, 가스충전소, 고깃집, 예식장 뷔페, 순대국집, 편의점, 호프집, 방향제 제조.

-되게 많이 해봤잖아, 주유소 알바가 힘든 편에 속해?
 아니. 딴 일 생각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아. 근데 다른 애 같으면 힘들다고 했겠지.

photo by Taiger808

알바느은 말이지…… 노올…… 아냐, 음, 게임이다!

-너어어, 차암 편하게 산다.
 편하게 살다니? 뭐가.

-알바를 하면 대부분은 힘들어하잖아.

 자, 내가, 비유를 할게에? <원피스> 알지? 원피스에서, 루피랑, 걔네들도 위대한 항로 들어갔잖아. 사람들이 다 위대한 항로 들어갔다 나오면은 진짜 죽는다 그러잖아, 근데 루피 걔네들은 존나 재밌게 했잖아, 나도 걔랑 나랑 똑같은 것 같애. 오케이? 그러니까, 나는, 힘든 걸, 내 방식대로, 한 것 같애.

 고통에 몸부림쳤다는 끔찍했다는 말은 해주잖구 루피는 내내 찡그리는 일이 없다.
하도 즐거워만 보이길래 지켜보는 나까지 잊어버렸다. 루피가 들어갔던 위대한 항로, 사람들이 질겁하고 수군대던 그 위대한 항로 맞다. 자꾸 넉살 좋게 쪼개는 이 녀석이, 괜히 주인공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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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는 즐겁다든데? -1부

2010/02/12 00:36
고담


 주유소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당신. 당신에게, 말할게요. 주유소는, 일단 신발을, 새거 신고가지 마세요. 새거를 신고가면, 한시간만에, 신발이 드러워져요. 기름 묻어. 바닥에 다 기름 묻어 있어서. 그리고 옷은, 꼭, 주유소에서 주는 옷을 입으세요. 주유기 호스에 기름이 묻어 있어 가지고. 옷에도 다, 묻어. 그리고 손은 꼭 씻고, 집에 가세요. 코 부분 이렇게 딱 만지면은 정말 휘발유 냄새가 확, 나요. 그리고, 주유소에는 씨씨티비가 있으니깐, 허튼, 짓 하지 마시구요. 주유소에서 손님이 현금으로 오만원을 주면 거기서 만원은, 내가아 가져야지이 한다, 그것은 바로, 자살, 행위와, 같은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유소 알바가 힘들 때는, 이렇게 하세요. 사장님. 저. 세차. 할래요. 그렇게, 하고, 세차 하다가, 주유 일을 하면은, 조금 쉬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왜, 세차가 어려워?
어. 어려워. 



 열일곱 살 마지막 12월달 그때 맨 처음 알바, 그니까, 알바의, 아예 첫 발을 디딘 때가, 주유소.

-왜 첫 알바로 주유소를 선택했어?
 가까우니까. 집에서.
 주유소 맨 처음 할 때, 그때는 최저임금이 3300원이었을 때여가지고 3700원 받았고, 두 번째로 고등학교 2학년때 간석오거리에서 했을 때는 4천원, 세 번째로 고3 여름 방학에 동암역에서 했을 때는 3600원. 그렇게 해가지고 받았었어.

-어? 왜 제일 마지막에 했던 게 시급이 제일 적어?
 그때는 그냥 돈 벌어야지, 이 생각이 아니라 용돈만 벌어야지, 아니 근데 나는 그렇게, 만약에, 주유소에서 일 한다면은, 뭐 휘발유 차에다가 경유 넣어가지고 월급이 깎이고, 그런다고 해도 별로 상관 안 해, 별로 그렇게. 뭐 일하는 건 그냥 노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래가지고 돈 쪼금 주고 많이 주고, 뭐 그런 거 잘 신경 안 써. 많이 주면은 뭐 나도 거기 가서 하겠지, 근데 뭐, 시급이 3700인데 할 수 있겠냐, 하면은 그냥 뭐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그냥 이렇게 말해. ……. 재밌잖아.

-응? 뭐가 재밌어, 일하는 게?
 응.
-너 일하는 게 재밌어?
응, 주유소.
재밌잖아.

 photo by mcpeak_michael


sk하고 gs칼텍스하고 s-oil 해봤는데 이 세 개가 다 주유기가 틀려. 지금은 뭐, 다 마스터해갖고 지금은 어딜 가거나 하루 만에, 몇 시간 만에 해보면 다 알거든, 아니 삼십분만 해보면 아는데. 처음해보면 복잡한데, 쪼금씩 쪼금씩 하다 보면은 다 노하우가 생겨가지고 빨리빨리 하는데, 가서 주유기, 뭐 '오만원 넣어주세요' 하면은 [오 공공공공], 눌르고 [완료], 눌르고 [리터]나, [원], 누르고 딱 쏘고 주유 구멍에 딱 넣어. 그러고 총에 레바 딱 누르고 고정시켜놔. 딱 가서 계산하고, 오만원이 다 차면은 레바가 딱 튕겨. 그럼 고정된 거 딱 풀고 다시 껴놓으면 끝이야. 근데 그게 레버를 고정한 거를 안 풀면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은, 그때 걔가, 다른 여자애가 먼저 해놨었는데 고정을 시켜 놓은 거야. 주유기에 꽂혀있을 때는 기름이 안 나와. 근데 내가, 이렇게 [오만원] 딱, 누르고 딱, 뽑았는데 기름이, 폭포수처럼, 레바가 고정돼있으니까. 그래가지고, 내가 깜, 짝 놀래가주고 와아, 레바가 1단도 아니고 3단으로 고정돼 있는 거야, 야아아 씨, 죽는 줄 알았다, 진짜. 또 이게, 그 수압 같은 게 있잖아. 이게 퐝! 나오면 뒤로 이렇, 게 되잖아. 어어어어 하다, 아, 한 3초 동안? 뿌릴 건 다 뿌렸어, 솔직히. 그러다 바로 팍, 레바를 풀었어. 그랬더니 주유소 사장님하고 대리하고 다 나와가주고, 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아아, 나 아니라고, '전 몰라요', 했어. 딱 얘길 하고보니까 범인이 밝혀진 거야. 그랬더니 다음에 같이 얘기하면서 '참, 그래도 진규가아 참 대단해애' 갑자기 그래. 그래가지고 '왜요?' 하니까, '누구나아 그런 상황에 가면으은 당황하고 딱, 주유총을 떨어뜨릴 텐데에 진규는 어떻게 차암 빨리 이렇게, 레바를 풀렀네에, 참 대단해애' 그랬지.

 언제는, 누나들이랑 딱 장난치면서, 일을 하고 있었어. 근데 누나가, 담배 피고 싶은데 왜 또 차 오냐고 존나 욕하면서 나랑 같이 가면서 난, 누나 저거 하나만 하면 되여어, 하면서 주유소 딱 총을 뽑고, 오만원이었는데, 누나가 막 존나 덜덜 떨면서, 한 사만 구천, 팔백원 밖에 안 들어갔는데, '아, 빨리빨리빨리빨리, 아, 됐다!' 하면서 존나 빨리 팍! 빼는 거야. 근데 기름이 계속 나오는데 팍 빼니까 내 얼굴에 퐈악! 튀겼지. 웃은 채로 얼굴 가만히 있다가. '음, 하. 하. 하… 누나아……. 왜 그랬어영'. 누나가 아스크림 하나 사주드라.

 아예, 온몸에 뒤집어쓴 적도 있어. 그때, 그때 또 레바가 고정돼있던 거야. 딱 뽑았는데, 온 몸에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휘발유도 아니고, 경유가 이렇게, 다아 묻은 거야. 목욕을 한 거야, 경유로. 근데, 가서 씻으면 되지, 하고 기름을 넣고 있는데, 빨리 가서 씻으래. 아, 쫌 이따 씻으면 되요, 이랬어. 그랬더니 거기 주유소 사람이 야, 휘발유는 날라가서 냄새가 안 나는데 경유는 날라가지도 않으으, 빨리 가서 씻어어, 이래. 아, 그래요? 빨리 가서 씻고 왔지. 휘발유는, 휘발성이 되게 막 뛰어나게 높아가지고 바람에 다 날라가는데, 경유는 좀 무거워 분자가. 그래가지고 되게, 바닥에 딱 떨어뜨리면, 퍼지면서 안 없어져.

-너 주유소 일이 건강에 나쁜 거는 알고 있어?
응. 그냥 알고 있었어. 예전부터.

-알면서 왜 했어?
 그냥. 뭐, 그렇게 안 나뻐. 주유소에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뭐. 주유소에서 할아버지들도 해애. 뭐, 나쁘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런 거는 별루 신경을 안 쓰고, 만약에, 주유소 알바가 재밌다는 생각이 이만큼이면은, 나쁘다는 생각은 (손가락을 모으며) 요만큼.

-그럼 주유소 사장님이 뭐 건강에 대한 얘기 안 해줬어? 이럴 때는 숨 참아라, 이런 거라도.
 그런 거 없어.

-그러며언, 주유소 알바 하니까 실제로, 갑자기 막 머리가 어지럽다든지, 갑자기 막 구토가 밀려든다든지이…….
 그런 거 없어. 멀쩡했어. 주변에도 없어.

-이런? 재밌는 얘기 좀 나오려나 했는데. 근데, 주유소 시급이 특별히 높은 거야?
 응? 아니.

-그럼 가출한 애들이 왜 다 주유소 알바 해?
 야, 가출한 애들, 다 몇 살인 것 같애?

-중고등학생?
 그럼 밖에 나가서 뭐할까, 밖에 나가서. 할 거 없어. 그리고 주유소에는, 일하고, 먹여주고 재워주고도 할 수 있어. 거기 숙식 다 되든데? 왜 재워주는지는 모르겠고.

-근데 어린 애가 여기서 잔다하면, 쟤 가출했구나, 다 알잖아. 근데 그런 거 알면서도 신경을 안 쓰는 거야?
 어.

-주유소 알바 하면서 가출한 애들 많이 만났어?
 어, 쪼끔. 가출을 왜하냐아 딱 물어봤더니, '아, 혀엉, 집에 자꾸 뭐라구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나왔쎄영' 나와서 뭐할래? '에이 주유소에서 자면 되져어' 학교는? '에에 자퇴하면 되져어' 음, 한 스무살 돼서, 뭐할래? '에이이 주유소 알바 계속 하면 되져어' 그래서 내가 딱 그랬어, 걔한테, 에우 그냥 그지 되면 되져어, 그래가지고 걔가 그 말 듣고 집에 갔잖아, 내 말 듣고. 아, 진짜 난 천사야, 방황하는 소년을 집으로 보낸, 천사야, 천사, 딱 말 한마디로 그냥. 그지 되면 되지, 이 한 마디로 그냥.

-어이고.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잖아. 되게, 가지각색의. 거, 동암 주유소에서 주유하면서 알게 된 사람 두 명 있거든? 두 명 다 어떤 아저씨야. 지금 번호도 있어, 내 핸드폰에. 그 아저씨랑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그런 적도 있어.

-어떻게?
 그러니까, 막, 아 모르겠어. 막 어른이 봤을 때 학생이 알바하는 게 기특하게 보였나봐, 그래가지고. 왜. 진짜, 막, 되게 많어. 알바 할 때 마다 그런 사람들 많어. 알바 해갖고 다아 알게 되고 막.

-청소년 알바하는 애가 너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너만?
 뭐, 그럴 수도 있지 뭐.

-아니, 그래도
 아, 나도 모르겠어, 나한테 묻지 마, 내가 뭘 알어.

-니가 붙임성이 좋은건가?
 뭐 그럴 수도 있고. 아, 이 시계 이것도, 이름 있는 건데, 비싼 건데, 동암 주유소 과장님이 준거야. 이거 쌔거를. 지금은 쪼오금 낡았는데, 빡스하고, 거 설명서하고, 그런 거하고, 다 그냥 그렇게 줬어. 주유소 과장님이. 진품이야. 17만원 짜리.

-왜 줘, 너한테?
  그러게? 뭐…… 주유소에, 승선실습 갈 때랑, 휴가 나왔을 때랑, 이제 끝났을 때랑, 다 인사 갔었어. 사장님, 저 이제 승선실습 갑니다아. 사장님, 저 휴가 나왔습니다아. 사장님, 저 끝났습니다아. 다 이렇게 인사하고 왔지. 따른 사장님들한테도. 아, 근데 이거 시계는 승선실습 가기 전에 줬어.

-다른 알바생 애들도 많은데 왜 너한테만 줘?
 그러게.

-너를 좋게 봤나?
 응.

-니가 뭐했는데?
 멀라? 한 거 별로 없써….

-너, 뭐 끼 있다.
 어디 가서 굶어죽진 않을 것 같대, 미용실 아줌마가. 아, 나 미용실 아줌마 번호도 알어.

-근데 내가 궁금한 건, 이젠 거기서 일하지도 않잖아, 근데 왜, 찾아가서 안부 묻고 인사 하고…….
 근까, 모르는 사람하고 얘기해서 친해지는 거. 그리고 모르는 사람 많이 만나는 거. 그냥 보는 거 말고. 그냥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거는 길거리 지나가면서도 다 하잖아. 근데, 알바는, 딱 그거 같애. 돈하고, 인맥. 인맥은, 진짜 알바 해야지 넓어져.

-근데, 그렇게 해서 관계가 생겼다? 근데 그렇다 해도 얕은 관계로 끝나지 않아?
 아니. 네버앤딩 스토리야.

-어떻게?
 거기서 보니까. 주유소, 편의점에서……. 야, 꼭 문자 맨날 해야지 뭐 그거냐? 지나가다가 보면 인사하고, 아는 척 하고.

-그럼 너는 그런 관계가 얕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얕지도 않고?
 응. 그냥…… 잘 모르겠어. 그니까, 그런 존재가 되지 않게 만들어야지.

-그럼 니가 막, 먼저 연락하고 그래?
 응. 내가 먼저 할 때도 있고, 아 함 지금 보내볼까? 아저씨한테?

-응, 근데 뭐라고 하게?
 응, 나 취직했다고.

 아저씨~ 저 동원참치에 회사 취직했서여. 잘했져*^^*


-……. 근데 그 아저씨가 널 기억할까?
 응. 나도 그 아저씨 기억하고. 내가, 엊그제 주유소 인사 갔을 때 그 아저씨가 세차하러 한번 왔더라고. 내가 '어, 안녕하세요' 인사하니까 '어, 기억하네?'

-그렇게 관계 맺은 사람들이랑 지금까지 다 연락을 한다는 거야?
 응. 거의.




 몇분이 채 안되어 '딩동' 문자 소리가 왔다.
"봐, 답장 왔지?"
 진규가 웃으며 핸드폰을 내민다.
"뭐래?"
"축하하고, 건강 챙기면서 일 하고, 힘내래."

 진규는 웃음을 흘기며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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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라, 반응하리라!

2009/11/06 14:43

떨어라, 반응하리라!

경식


 이 세상은 어디를 가나 예쁨 받는(재수 없는)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기는커녕 나만 왠지 ‘개고생’ 하는 것 같이 느껴지지는 않는가? 그댈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다. ‘아부 떨기’를 위한 초심자 코너!


[그대가 예쁨 받지 못하는 이유]


 주방 아주머님이 밥시간만 되면 맨 처음으로 부르는 특정 인간이 있을 거다

(비로소 우리는 알 수 있다. 누가 누구를 챙기는지를!). 

아주머님께 고기반찬 하나라도 더 챙겨 받는 그 인간 옆에서 우리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억울하지 않은가? 일도 그 인간보다 내가 더 열심히, 더 성실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내 자신이 이런 천대받다니!(워워~ 잠시 숨을 고르길 바란다.) 하지만 그대보다 일은 더 못할지라도 그들이 대접받는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사실, 우리의 사장님 혹은 점장님에겐 (남몰래)예쁜이 1호가 있다! 아마 진짜로 예쁘거나(슬픈 사실이지만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혹은 외향적이고 싹싹한 성격 탓일 거다둘 다 아니라면 그냥 ‘둘이 잘 맞는가 보다~’하고 생각하는 게 어쩌면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대가 예쁨 받지 못하는데 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고 많은 친구들이 겪고 있는 ‘어른 공포증’때문일 수도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라. 내 자신이 과연 ‘예쁨 받을만한 짓’을 하기는 했는지. 고기반찬 하나 더 먹은 사람은 평소에 어떻게 행동하는지. 자, 이제 좀 답이 좀 나오려나?

<그림은 중국의 시니컬 리얼리즘 작가 유에민준의 작품>


[아부와 아첨, 그 글자 하나의 차이]


 그대는 아부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보통 부정적인 반응일게 틀림없다. 필자의 친구 S양은 ‘가식’, ‘비굴함’, ‘간신배’와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는 ‘아부’에 대한 엄청난 오해이다. 아첨과 아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방도 기분 좋은 아부와 내가 비굴해지는 아첨이 과연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면 이와 같다.


아부 :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 (출처 : daum 사전)

아첨 :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는 것 (출처 : daum 사전)


비위를 맞춘다는 것은 상대의 기분을 살핀다는 뜻이기도 하다. 솔직히 우리의 ‘싸장님~’들에겐 우리의 실수나 거짓말을 감지하는 어른들만의 센서가 달려있다(티를 내는 사람, 안내는 사람 따로 있긴 하다만). 우리보다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넘게 사신 그 ‘분’들이 우리의 어색한 말투와 표정을 보고도 그만한 눈치가 없다는 건 아마 말도 안 되는 일 일거다. 우리도 ‘눈치’라는 게 있으니 알긴 알거다. 아첨하는 것들은 티가 난다는 것을! 사실, 아부라는 게 그리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필자는 안다. 뭔가 말하기도 어색하고 왠지 내가 부끄러워지고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일거다. 하지만 우리는 ‘떨’려는 것은 아첨 아닌 아부다. 그러니 마음 편히 가질지어다. 혹시, 아부 떨고 싶은 생각이 안 난다고? 그럼 그냥 일을 하는 수밖에…….


[당장 실행해! 롸잇 나우~]


1. 우선 기분 좋은 인사부터 시작할 순 없을까?


 알바장소에 도착해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오…….’라고 읊조리는 그대가 보인다. 이보다 사람을 더 기운 빠지게 만드는 일이 있다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뭐 죄 진 일이라도 있는 게 아니라면 좀 더 자신 있게 굴어라! 어른이라고 굳이 딱딱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가 딱딱하게 대할수록 상대방도 나를 딱딱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점장님의 기분을 ‘업!’시키는지 ‘다운~’시키는지는 첫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밝은 인사로 인한 자신의 이미지 상승은 덤이다.


2. 입 뒀다 뭐해?


 정녕 알바 가서 일만 하고 오는가? ‘그렇다’라고 말 할 것만 같은 그대가 무섭다. 알바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동’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 어찌 일만 한단 말인가! 입을 열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점장님 혹은 같이 일하는 알바생 구분 짓지 말고 말문을 틀지어다. 추천하지 않지만 가장 노력이 적게 들고 위험부담이 높은 방법을 손꼽자면, 바로 같이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는 거다! 뒷담화는 특정대상을 같이 욕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뒤에서 ‘까’대기만 하면 자칫 ‘혹시 쟤가 뒤에서 내 얘기를 하는 거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안겨주므로 적당히 사용하길 바란다.


[적절한 예 : 오늘 날씨 참 좋지 않아요?, 어제 동대문 갔는데 어떤 미친 사람 봤다니까요.]


3. 제발 욕 좀 하지 마이소~


 간혹 가다보면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친구들이 있다. ‘C발’부터 ‘미친X’까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거울과도 같다. 또한, 그 어떤 어른님들께서 욕쟁이 알바생을 좋아하겠는가. 당연히 욕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기는 하다만(진상 손님과 한판하고 화장실에서 담배 한 개비를 물 때) 굳이 욕을 일상대화의 연장선까지 사용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항상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다. 다만, 솔직히 좀 싸보이잖소!


4. 고수는 칭찬을 들키지 않는다.


 좀 유식한 ‘토킹 어바웃!’을 해볼까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이는 말과 관련된 속담들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칭찬은 분명히 인간관계의 윤활유가 된다. 하지만 ‘과유불급’(넘치는 것이 부족하니 만 못하다는 뜻)이란 말이 있듯이 입에 침조차 바르지 않고 칭찬만 해대는 건 너무 잘 보이려고 오해 살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다른 알바생들에게 호박씨 까이는 건 둘째 치더라도, 사람이란 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은근히 속으로 견제하기 마련이다. 더더군다나 너무 속보이는 칭찬이라면 말이다. 적당히 지나가는 말투로 칭찬을 하여야 하며 얼굴에 ‘나 지금 당신 칭찬하는 중이유~’라고 써 붙이면 안 된다. 특히,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에 격려 혹은 위로를 해드린다면 ‘이 자식 좀 쓸 만한 놈이군.’이란 생각에 점장님이 은근히 기뻐할지도 모른다.


5. 어른들은 대접받길 원한다.


 그거 아는가? 어른들은 속으로 은근히 대접받길 원한다는 사실을. 아직 유교질서가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위아래가 미묘하게 구분 지어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접이라고 뭐 별거 없다. 무조건 먹을 거 하나라도 있으면 먼저 여쭈어라. ‘아주머니 이것 좀 드실래요?’라는 그대의 말 한마디가 일명 ‘싹싹하다’라는 거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실행하기 어려울지도~]


 위에서 말한 내용들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것들만 지켜도 최소한 미움 받을 일은 없다고 장담한다. 사실, 아부라는 것이 별거 없으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한동안은 몸에 배지 않아서 좀 소심해지기도 하고 약간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부’가 그대의 것이 된다면, 필자는 그대가 어른은 대할 줄 알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큰 빛을 보리라 기대하는 바이다.


Written By 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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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걸음으로 편의점을 지나친다. 투명한 창 너머로 핸드폰 자판에 열심히 손가락을 놀리는 모습이 꼭 적적한 편의점에 손님을 끌어당기는 주술이라도 되는 것 같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그들을 보며, 철학을 공부하게 된다면 편의점 알바를 해야겠다 생각한다. 간단하지-사람들이 알아서 계산대로 가져오면 띡, 띡 바코드 찍어 얼마라고 말해주는 거잖아-, 쾌적하지, 여유 있지! 사색을 위해 존재하는 알바일세.

고양이다

-두란의 편의점 알바편 1/2-

고담

6개월 정도했어. 주말로, 하루에 여덟 시간, 오후 3시부터 11시. 아는 분이 편의점을 하셔서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어.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용돈을 직접 벌어보려고. 시급은 3700원 정도였던 것 같아.

“최저임금이 4천원인데?”

응. 처음엔 괜찮은 줄 알았고 괜찮다고 했었지, 뭐……. 광명일대가 전부 그렇다고 했었나? 주변에 알바 해본 사람들한테 듣기도 했고, 점장님도 얘기해주시긴 했어.

그렇지만 똑같은 일을 해도 (최저임금 이하라는 사실을) 알고 했을 때와 모르고 했을 때 차이도 있고, 막상 하면서는 하루에 8시간 꼬박 일하면서 손에 잡는 돈은 많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뭐가?”

내가 벌 돈을 평가하는 게 좀 어려워. 아직 나한테 돈을 번다는 의미가 안 잡혀서 그런 것 같기도 해. 허무함도 있었던 것 같고. 일하는 게 힘들다고 느껴져서 그런지, 하루가 그렇게 가버리는 것에 대한 투정이었는지, 아니면 알바하면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런 것들이 자꾸 돈 벌기 전 마음에 겹쳐지니까 나중에는 돈도 적은 것 같고, 정말 돈 벌기 힘든 거구나 싶었어.

무엇보다 나는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게 제일 힘들었어. 너무 허무해. 하루가, 그냥 그렇게 다 가버리는 거잖아.

그리고 밥 먹는 시간이 따로 없어서 제대로 못 먹는 거!! 자리는 지켜야 하고 배는 고프고, 최대한 빠르고 깔끔하고 간단하게 먹으려면 대충 때울 수밖에 없잖아. 몸이 힘들었어. 끼니를 제대로 된 걸 못 먹으니까 아프고.

“어떻게 밥 먹는 시간이 없어? 알바 전에도 알고 있었어?”

몰랐어……. 다른 덴 있어!? 내 친구들도 저녁시간 따로 없던데? 사람들이 계속 오는데 나밖에 없고, 그니까 알아서 먹어야지 뭐. 그리고 내 돈으로 사먹어야 했어.

사람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도 진짜 장난 아니지.

밤에는 물론이고 낮술 하는 사람까지 있거든? 원래 편의점은 유흥업소 자격이 없어서 술을 안에서 못 마셔. 그런데도 기필코 마시겠다는 거야. 안 된다고 하면 정말 끈질기셔들. 어떻게든 해서 결국 내보낸다? 그런데 그 분들이 그냥 나가는 게 아니라 엄청 욕을 하든지, 뭐라 하고 나가지. 게다가 내가 여자고 어린걸 아니까 그걸 이용해서 무시도 하고 술을 가져오라는 둥, 따보라는 둥, 아가씨가 얼굴도 예쁜데 이러면 안 되지, 등등등. 이런 말들 자체가 우선은 나를, 여성을 비하하는 게 아닐까? 정말 화나는 행동들을 했다고……! 나 정말 눈물 나는 줄……. 다시 한번 내가 여자였다는 걸 확인했다.

“알 것 같아. 무엇보다도 화가 나는 건, 참을 수밖에 없다는 거야.”

어!! 그게 너무 싫다는 거야, 왜 참아야하는지! 참을 수밖에 없긴 했지. 손님이니까. 아니, 근데, 손님이라고 그런 엄청나게 부당한 대우를 내가 받아야하는 건가? 정말 손님이라고 참아야 하는 걸까?

점장님도 충분히 아신다면서, 그냥 무시하거나, 엄청 질긴 사람이면 경찰 부르라고 하셨어. 편의점 안에서 술을 마시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경찰 연결할 수 있대. 대신 여름이 되면 밖에서는 마실 수 있대. 그중에도 굳이 안에서 마시겠다고 캔을 따버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거 말고도 청소년이 담배를 사려고 하는 문제들도 있지. 정말 많이 와. 사실 나는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데에 문제를 느끼지는 않지만 편의점에선 편의점 법을 따라야하니까. 내 친구 중에는 교복 입고 오는 애들도 있었대.

요즘엔 가짜 민증 하나씩 가지고 다니니까, 정말 민증 하고 자기 얼굴하고 엄청 다른데 지라고 우겨대고. 집에 놓고 왔다고, 그런데 집이 엄청 멀다면서. 안된다고, 안된다고 하는데 나중에는 결국 ‘한번만 주시면 안돼요?’. 하하, 참…… 귀여워.

“줬어?”

아니, 안 줬지! 완전 법 준수해야 하거든. 걸리면 정말 장난 아닌 것 같더라. 한 번 나 없을 때 일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래도 내가 속았으면 주긴 줬겠지.

싸가지 없는 중, 고딩도 있고. 있잖아, 전형적인 애들. 무조건 그냥 씹거나 째려본다거나 짜증나는 말투라거나. 사실 이것도 나한테 그런 애들은 거의 없어. 내가 워낙 얼굴이 이십대st?잖아. 그리고 화장 찐하게 했었거든.

“약간 까칠한 언니 포스를 뿜어내면 편하겠구나!”

크크, 최대한 걔네보다 늙어 보여야 해.

아, 도난 사건도 있었어. 다른 시간대에. 보통 만지작거리다가 안 보는 틈타서 가져가거나, 주로 사람 엄청 많고 바쁠 때 와서는 정말 계산적으로 가져가거나. CCTV에 찍히면 웬만하면 잡히는 것 같아. 점장님이 그거 캡처해서 프린트 해놓으셔, 알바생 교육용으로.

알바생은 그럴 때 얼른 안에서 잡아야 돼. 이미 밖으로 나가버렸다면 큰일 나지! 도난사건 때문에 돈이 비면 그만큼이 알바비에서 깎이는데……!!

두란의 목소리가 커져 갈수록, 내 머릿속 편의점 알바생들의 잔상은 조금씩 희미해져 갔다. 일 없이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