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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는 즐겁다든데? -2부

2010/02/12 00:42
고담

루피는 즐겁다든데? 1부 보기

 한번은 이런 적도 있어. 편의점 주말 야간이었을 땐데, 내가 바로 다음날 학교를 가야되니까 교복을 입고 일하고 있었어. 근데 어떤 아저씨가 오는 거야. 그 아저씨가 '어, 너 학생이었어?' '예, 저 고2인데요' 이랬어. 근데 그 아저씨가 '야, 참 기특하다' 이러면서 갑자기 막 둘러보면서 '뭐,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이래. '아,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다고, 막 했는데, 갔고, 다음 토요일 날, 와가지고 '술이나 한잔 먹을까?' 이래. 나 일하고 있는데. 그래서 맥주 한 병, 두병 시켜가지고 거기, 그때 겨울이었으니까 파라솔 말고, 거기 라면 먹는데 있잖아, 거기서 과자 하나 뜯어가지고, 먹으면서. 그랬어.

 편의점에, 에피소드가, 참 많은 것 같은데……. 거기 편의점이, 되게 쪼끄맸어. 씨씨티비도 두 개밖에 없었다. 근데 또, 하나는 또 짝퉁이야. 그래가지고 씨씨티비 사각지대가 있었어. 그래가지고 내가, 맨날 친구들 불러가지고 빼서, 막 먹고 그랬어. 그리고 냉장고엔 씨씨티비가 없잖아. 근데 냉장고에서 들어갔다 나올 때는 씨씨티비를 지나야 돼. 그래가지고 몸에다 숨기고 해가지고 냉장고 들어가서 음료수랑 애들 맥주 막 갖다 주고, 솔직히 그때 사장이 존나 싸가지 없고 싫어가지고 그렇게 한 거고. 또 졸려 올 때는, 아, 낼 학교도 가야되는데 어떡하냐, 하면서 그거, 그거 있지, 모닝 케어. 그것도 막 먹고. 별 효과는 없드라고? 술 취했을 때 먹어야 돼, 그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절대 안 걸렸어. 절. 대 안 걸렸어.

-계산이 안 맞을 거 아니야.
 안 맞아. 계속 아니라고 했어. 증거 있어? 없잖아. 완전범죄야. 솔직히 그 새끼한텐 그렇게 해도 돼. 싸가지 없었어. 아 몰라, 나한테 하는 짓이.

 내가, 11시부터 시작했거든. 11시엔 사장이 있었어. 11시에 사장이 와가지고 이러는 거야, 요즘에 반품 도둑이 있어. 어디서 따른 편의점에서 물건 훔쳐 와갖고 우리 편의점 와서 돈으로 바꾼다고, 그런 도둑이 있대. '애들이니까 애들 잘 보고 반품 해달라고 하면 해주지 말고 사장님한테 전화해' 이래. 그래가지고 내가, 알바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갔다 왔어. 어떤 사람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 죄송합니다!' 하고 뛰어 들어가는데, 갑자기 반품을 해 달래. 그래서 해 줄까, 말까 하다가 보니까 애들도 아니고 아저씨드라고. 사장님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번호가 010으로 돼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016이드라고. 그래서 사장님한테 전화도 못하고 아저씨니까 뭐 괜찮겠지, 하고 해줬는데 4만 9천원 해줬어. 근데 그게, 다음날 아침에 사장님 와갖고 씨씨티비 돌려 보는 거야. 그때 알았어. 그게, 뭐냐면은, 그니까, 내가 화장실에서 문 팍 열고 계산대로 들어갈 때 이렇게(⊃) 돌아서 가야되거든? 그때 내 뒤통수 뒤에서 바로 팍 (진열대에서) 물건을 빼가지고 '여기 반품해주세요' 이런 거야. 나보다, 더! 완전범죄가 있다니. 난, 진짜 놀랬어. 야아아아, 차암, 그래가지고, 4만 9천원 날렸지.

-니 월급에서 깎아?
 어. 상관 안했어.

 아, 언제는, 고등학, 쌩, 이렇게 따악 온몸에다, 다아 써놓코, 체육복이었어, 그래가지고 야아아 맥주를 갖고 오는 거야. 내가 그 여자애를 계속 쳐다봤어, 계속 쳐다보고, '몇 살, 이세요?' 했어. 그랬더니, 고3이라고 한번 달래. 고3이래. 그래가지고, '고3, 맞아여?' 하고 예, 하고 딱 줬어. 어리고 참 귀여우니까 그냥 줬어. 아, 근데 한번 주니까 계속 오더라고!? 계속 줬지, 뭐 어트케, 안 줄 수도 없고.

 그래도 딴 때는 민증 검사 다 했어. 딱 봤을 때 학생 같다 하면. 민증, 애들이 파드라고? 진짜, 우리 사장한테, 민증 위조한 거 보여주면 사장이 뺏어, 아예. 그래서 내가 맨날 그거 가져. '사장님! 저 그거 주세요!' 해서. 한 다섯 개 받았을 걸? 그래서 애들한테 팔고. 하나에 만원. 야, 그거 몇 년 동안 쓸 수 있는 건데 만원은, 만원은 싸지. 사진이 달라도, 뭐 지 능력껏 다 해. 다. 아, 나도 있어. (부시럭) 봐.

-너 안 같은데?
 아니야?

-응. 전혀 다른데?
 능력껏 다 할 수 있어.

-뭐 부업 같은 거네.
 더 짭짤한 거 있었어. 거기가, 고깃집이였어. 거기가 24시간이었어. 내가 네 시까지 했어. 새벽 네 시까지. 근데 거기 취객들이 좀 많어. 그래가지고, 거기다가 지갑을 놓고 가는 거야, 다. 그래서 매니저님이, 어유, 지갑 가져가셔야죠, 했어. 나도, 맨 처음엔 손님들한테, 그냥 말해줬어. 근데, 며칠 지나다 보니까, 돈도 없고 용돈도 없고 하다보니까, 어느새 지갑 놓고 간 거, 하나 둘, 씩 그냥 말 안하고, 그냥 접시 치우면서 지갑, 내 주머니에 넣게 되더라고. 그래가주고, 거기서, 참, 용돈 많이 썼지. 제일 많이 들어있었던 게, 현금, 만 원짜리 현금으로 32만원. 그거 딱 열어보고 진짜 뜨끔했어. 이렇게 많은 돈을……. 진짜 깜짝 놀래가주고……. 그래도 알뜰하게 썼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어. 거기 씨씨티비 있었는데, 별말 안하더라고. 알면 뭐해, 알면 어때? 그만둔다고 하면 되지.
-다음날 그 사람들이 지갑 찾으러 오면 어떡해?
 안 왔어. 한명도. 아무도. 그걸로만 총, 4십… 5만원 벌었어.

-야, 나도 거기 좀 알려주라. 어딘지.
 왜?
-나 돈 필요할 때 좀 하게.
 야, 근데 그거 돈 필요할 때, 뭐, 삼사일, 일주일 정도 한다고 하면 안 돼. 무조건 한 달, 저 한 달 이상 할 수 있어요, 아니다 세달. 무조건 세달, 저 세달 이상 할 수 있어요, 하고 한 달 하고 때려쳐.
-왜?
 그렇게 해야 돼. 워얼급이잖아, 워얼급. 어딜 가든 다 세 달이야, 무조건. 다 세달 이상 할 수 있냐 물어봐.
-거짓말 치는 거네?
 응. 그럼 어떡해.


-지금까지 알바 뭐뭐 해봤어?
 흐음… 주유소, 가스충전소, 고깃집, 예식장 뷔페, 순대국집, 편의점, 호프집, 방향제 제조.

-되게 많이 해봤잖아, 주유소 알바가 힘든 편에 속해?
 아니. 딴 일 생각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아. 근데 다른 애 같으면 힘들다고 했겠지.

photo by Taiger808

알바느은 말이지…… 노올…… 아냐, 음, 게임이다!

-너어어, 차암 편하게 산다.
 편하게 살다니? 뭐가.

-알바를 하면 대부분은 힘들어하잖아.

 자, 내가, 비유를 할게에? <원피스> 알지? 원피스에서, 루피랑, 걔네들도 위대한 항로 들어갔잖아. 사람들이 다 위대한 항로 들어갔다 나오면은 진짜 죽는다 그러잖아, 근데 루피 걔네들은 존나 재밌게 했잖아, 나도 걔랑 나랑 똑같은 것 같애. 오케이? 그러니까, 나는, 힘든 걸, 내 방식대로, 한 것 같애.

 고통에 몸부림쳤다는 끔찍했다는 말은 해주잖구 루피는 내내 찡그리는 일이 없다.
하도 즐거워만 보이길래 지켜보는 나까지 잊어버렸다. 루피가 들어갔던 위대한 항로, 사람들이 질겁하고 수군대던 그 위대한 항로 맞다. 자꾸 넉살 좋게 쪼개는 이 녀석이, 괜히 주인공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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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더 속도가 붙는 이야기와 아울러 극적으로 움직이는 두란의 얼굴 근육을 보며, 어쩌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전초전에 불과했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다

-두란의 편의점 알바편 2/2-

고담

맨날 나한테 교회 홍보하는 사람도 있고 좀 무서운 일본인도 있었고, 라면 엎는 쉐키들도 있고, 진짜 귀여운 애기들도 있고, 나를 아줌라 부르는 쉐키들도 있고, 아…, 아! 진짜 무서운 아줌마 있었어……!

수표로 계산하는 인간인데 담배 2500짜리 하나 사고 십 만원 수표를 낸다……? 거스름돈이 없어서 없다고 하면 엄청나게 화를 내는 거야……. 그리고 그 땐 사람도 엄청 많아서 계산이 밀려 있는 상황이었는데 진짜 '너'라고 하면서 반말 엄청 하고 화내고. 나보고 자기네 가게로 거스름돈을 가져다주러 오라고 하질 않나, 아니 내가 그 가게가 어딘지 어떻게 아냐고! 근데 내 전 알바는 그 아줌마한테 그렇게 했던 거야!! 그래서 왜 너는 못하녜. <니가 이렇게 하면 되잖아> 라는 둥! 결국 나 끝날 시간 될 때 오겠다고 하셨고, 그 아줌마 가고 나서 다음 손님이, 저런 사람 때려버리라고 했다.

자기가 나 끝날 시간 될 때 오겠다고 해서 기다렸어. 그리고 점장님이 오셔서 아줌마한테 우리 알바생한테 뭐라고 하지 말라고 그러셨는데, 이게 웬 일. 이게 웬 천사? 완전 상냥하게 실실 쪼개더라. 나 나타나니까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기분 나쁘다면서 또 뭐라고 하고. 그놈의 수표가 문제야. 그 아줌마하고.

여기가 식당인 줄 아는 사람도 있어. 편의점이 엄청 넓어가지고 식탁도 꽤 있거든? 학교 끝나면 우리 가게로 엄청 와. 근데 다들 가고 난 자리엔 엄청난 쓰레기들이……. 당최 치우지를 않아. 어떤 손님은 진짜 식당인줄알고 자기가 먹고 싶은 거 나한테 시키기도 해.

“난…… 편의점 알바면 그냥 가만히 서서 계산만 하는 줄 알았는데. 너 얘기 듣고 보니까 생각 못 했던 잡일이 많다.”

응, 계산하는 것 말고도 엄청 많지! 바닥 쓸고 닦고, 음식물 차면 버리고, 음식물통 닦고, 진열대 먼지 닦고, 유통기한 체크하고, 빠진 물건 진열하고, 돈 정리하고, 물건 들어오면 진열하고. 사실, 심심하면 안 되는 거지.

근데 손님들 말고도, 요즘엔 알바생들이 엄청나게 책임감이 없어. 하기로 했으면서 나와야하는 당일에 문자 하나로 오늘 못 간다고 보내놓고 전화 안 받고 그렇게 펑크를 내. 근데 그런 사람이 너무 많은 거야. 일을 대충하기도 하고.

내가 있을 때도 그런 일들이 자주 생겼어. 그래서 점장님이 대신 해주시기도 하고. 나도 언젠가 그만둘 생각이어서 말 하려고, 하려고 했는데 자꾸만 그런 일들이 있으니까 얘기 꺼내는 게 힘들었어. 정말 '개인'뿐인 거야. 자기 뿐. 내가 뭐라 할 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게 안 되어있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고.

“좀 놀라운데. 고용인이 아닌, 알바생의 무책임한 태도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고용인이든, 알바생이든, 결국 다 신뢰와 예의 문제 같다. 최소한의 예의.”

응. 편의점 알바를 하게 된다면, 밥은 서서먹지 말고(그때만은 편하게), 거르지 말고, 뭘 먹을까도 잘 선택해야 돼.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파악해서 그 때 먹도록 하구. 손님들에겐 웃어야 해. 진짜 어쩔 수 없는 손님이라도 웃어야 할 수 있고. 흠, 그리고 이런 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일을 너무너무너무 솔직하고 정직하게 하는 것도…….

“적당한 꼼시 말이지?”

응, 적.당.히! 점장님이 이 글은 안 본다는 게 참 다행이다. 그리고 시간 관리가 중요해. 일단 알바를 하게 되면 자기 시간이 없어지잖아. 그러니까 해야 하는 일이라든지, 하고 싶은 일이라든지, 시간을 잘 짜서 할 건 틈틈이 할 수 있으면 좋다는 거지.

“그런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이 점장님이었잖아. 어땠어?”

아는 사람이다 보니까 오히려 감정의 문제들을 속 시원히 말하기가 힘들었어. 내 친구들이었다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이모에겐 좀……. 이모는 신경 쓰셔야 할 다른 문제들도 있고 평소에도 스트레스 많이 받고 계시는 걸 내가 알거든. 그래서 거기다 또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내가 혹시 잘못얘기해서 이모가 서운해 하시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다른 건 좋았어. 편하고, 나를 잘 아시니까. 밥 사주실 때도 있고 우리 엄마랑 친하시니까 특별히 일될 것도 없고, 중요한 건 내가 점장님을 좋아하니까.

가끔은 스트레스 때문에 울기도 했지만 별의 별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할 수 있었지. 어떤 사람일까 생각도 해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부가 된 것 같아.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랑, 내 사적인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고.

꼭 고양이처럼 눈치를 보면서도…… 애증의 것이랄까.

정신없는 차 소리, 매캐한 담배연기를 휘저으며 도망치듯 옮기던 급한 걸음을 멈추는 때가 있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칠 때.

어째 날 성가시듯 노려보는 뻔뻔함이 이 길 주인이다. 결코 먼저 거두려 하지 않는 시선, 저 태연함은. 가만히 노리다가도 휙 돌아 사라져 버리는 뜀박질마저 도망간다기보다 너 아녀도 할 일 많다 떠나버리듯, 우아함.

그 초승달 같은 두 눈 속에 길에서 마주치는 수 없는 이들을 다 담고 있다는 걸. 온갖 별의 별 쟁그런 인간들을 다.

이제 보면 빛나던 달 모양은 눈동자가 아니라 틈새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