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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7 JUST LET ME TALK

JUST LET ME TALK

2010/01/27 22:43

-광혁의 토킹바 알바-

고담



우선. 여기 호빠 아니에요.

 호빠? 호스트 바. 거긴 여자(손님)들이 남자(직원)를 초이스해. 여자들이 옷 벗어라 하면 걍 말 듣고 해야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지.

 토킹바는 그냥 일반 술집에 남자 스탭들만 더해진 거라고 보면 되는데 유흥업소 같은 거는 아니야. 그냥 같이 술 마셔주면서 재밌는 얘기 해주고 게임도 같이 해주는, 그런 바야. 뭐, 술자리에서 하는 게임 같은 거 있잖아? 근데 조금 스킨쉽도 있긴 있어. 막 놀다보면 접촉도 하고 그러는데 완전 유흥업소 같은 거는 아니야! 어깨동무나 팔짱 정도…. 그런데 하기 싫으면 거부 할 수도 있어. 퇴폐업소 같은 게 아니라면.
 그런데 그렇게 지내다가 서로 눈 맞으면 진짜 연인으로 발전 할 수도 있어. 근데 난 그런 적 없어. 그러면 솔직히 일을 할 수가 없어! 손님들이 많아야지 너의 돈이 많아지는 거야. 
  음…? 알바비 받는 방식이 다른가봐?
 응. 그게 우선 기본월급이 얼마로 딱 정해져 있구 거기에 플러스 알파인데, 그 알파가 자기 고객들이 와서 술을 얼마나 먹는지, 고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에 따라 달라. 많이 와서 많이 먹고 가면 그만큼 나도 돈이 많이 들어오는 거야. 점장이 그걸 다 기록해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남자가 여자 시중드는 거랑 비슷해.


너는 펫?

 한 팀당 손님은 세넷 정도고 스탭은 한명씩 투입돼. 우선 그 테이블 들어가기 전에 옆에 서서 자기소개 후 착석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한 다음 실례지만 한잔 받아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한 다음 손님이 주는 술 받고 얘기를 시작해. 처음에는 보통 날씨가 춥네욤 이런 내용들로 대화하고 할 말이 떨어진다 그러면 못 생겼어도 누님 귀여우시네요, 아름다우세요 막 이런 걸로 기분 좋게도 해줘야 돼. 치욕이지. 흠연예인 누가 결혼 했다면서요?! 이런 얘기도 하고. 뭐 꼭 이슈 얘길 안 해도 돼. 자기가 재밌는 얘기를 구해 와서 해줘도 돼. 머리 아플 정도로 준비를 해야지…. 자신만의 개인기도 필요하고 유머랑 재치두 필요하고.

 난 딱히 준비한건 없었구 걍 들어가서 예쁘다 이쁘다 해주니까 좋아갖고 지들이 막 나한테 궁금한 거 물어보고 그랬어. 내가 거기 가게에서 제일 막내였거든?! 몇살이냐 애인있냐 물어보고 핸드폰 번호도 물어보고 지들 얘기 하구 그래. 난 그냥 받아쳐주면서 노는 거지. 얘기 들어주면서 간간히 치고빠지고 했어. 센스가 많이 중시되는 일이지.

 번호 알려주면 연락을 해. 그래야 내 손님이 되는 거고 가게에 와도 날 찾아서 얘기도 하고 술도 먹고 그러지. 아까 말했지. 내 손님이 많이 올수록 나도 더 많이 받는다고. 이걸 손님관리라고 해. 손님들이랑 연락하면서 내가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남자친구보다 더 세심하게 대해줘야 돼. 그래야 그 손님이 아 쟤 맘에 든다 하고 다시 와서 나를 찾고 그러니까.
  듣고 보니 남자친구보다 훨씬 더 어려운데?
  응. 사실은 내가 갖고 노는 거지, 갖고 놀 수 있어야 펫을 하는 거지.



잘생겼다는 소리 좀 들어요

 나도 토킹바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어. 알바 사이트에서 첨 알게 됐어. 시급이 8천원이라니까 솔깃했지.
 이런 알바는 면접 볼 때 우선 젤 중요한 게 외모야. 아무래도 직업상 여자들이랑 대면해야 되는 거니까 잘생기고 키 크고 이런 걸 일순위로 보지. 그런 내용이 다 구직란에 언급되어있고, 자격 미달이라 생각하면 알아서 연락 주지 말라고도 다 써 있어….
  그럼에도 찾아간 넌, 참 자신있나 보다
 그런 건 아니지만…  어디 가서 꿀린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어. 이것 쑥스럽구만.

  근데 우리 아직 미성년자 아니야? 거기 민증 검사 안 해?
 솔직히 법적으로 보면 술집 가서 술 먹는 거는 상관없는데 일은 안 돼.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대. 유흥업소는 생일이 지나야된대. 술집은 다 유흥업소로 분류되어 있어.
  부모님껜 뭐라고 했어?
 내 성격상 거짓말 해봤자 금방 티 날 것 같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했어. 엄청 혼났어. 그땐 정말 인연 끊을지도 몰랐어. 만약 술집에서 그냥 서빙만 하는 일이었다면 별말 안 하셨을 텐데 여자들 비위 맞춰주면서 밤에 일하는 거니까 안 좋게 봤나 봐. 근데 내가 한번은 꼭 해보고 싶다 해서 반대 끝에 허락하셨어.



하루에 양주 두병

 일 시작하고 맨 처음 4일 정도는 수습기간이라고 가게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봐야 돼. 그리고 서빙을 배운 다음에 테이블로 들어가서 노는 거야.

 술 먹기 시작해서 한 일주일 정도하고 관뒀어. 그런데도 몸이 무척 힘들었어. 하루에 양주 2병은 먹었으니까. 밤에 잠도 못자고 술 먹으면 몸 거지 돼. 주 6일, 저녁 7시에 나가서 아침 8시에 영업종료. 진심 미치는 줄 알았어.
  근데 알바 일주일 하고 관두면 안되지 않아?
 응. 그래서 월급 못 받았어^^. 그런 일은 3개월 이상 해야지 월급을 재대로 준대….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지. 내 몸 상하면서 그따구로 벌긴 싫더라구. 못 받은 돈 글쎄 한 30만 원가량 되겠지.
  일 시작할 때 그쪽에서 미리 말 안해줬어?
 그런 거 먼저 말 안 해. 그런 거 말하면 지네 손해니까. 신고해도 되는데…걍…에휴…그냥 놔두는 거지 뭐.
  연락 주고 받던 손님들과는?
 일 관뒀으니까 이제 연락하지 말자고 하지. 그리고 일 나올 때는 자기 고객을 다른 알바생한테 넘겨야 돼. 그게 규칙이야.



그거를 모르겠어

  다른 알바는 해본 적 있어?
 응. 고2때 고깃집 알바 한 달 정도 해봤어. 우선 그건 몸 상할 일 없었고, 잠도 많이 잘 수 있었고 밥도 줬고……. 하는 일은 당연히 토킹바보다 훨씬 더 힘들었지만.

 솔직히 토킹바에서 하는 일은 그냥 술 먹으면서 여자들이랑 놀아주는 것 뿐이야. 시급도 쎈 편이라 단기알바로는 괜찮은 것 같아. 근데 자기 성격과 체질이 맞지 않으면 많이 힘들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왠지 이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직업인 것 같아.

  왜?

  그걸 잘 모르겠어. 뿌듯한 기분이 안 들어. 
되게 엄청나게 힘들었고 엄청나게 열심히 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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