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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는 즐겁다든데? -2부

2010/02/12 00:42
고담

루피는 즐겁다든데? 1부 보기

 한번은 이런 적도 있어. 편의점 주말 야간이었을 땐데, 내가 바로 다음날 학교를 가야되니까 교복을 입고 일하고 있었어. 근데 어떤 아저씨가 오는 거야. 그 아저씨가 '어, 너 학생이었어?' '예, 저 고2인데요' 이랬어. 근데 그 아저씨가 '야, 참 기특하다' 이러면서 갑자기 막 둘러보면서 '뭐,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이래. '아,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다고, 막 했는데, 갔고, 다음 토요일 날, 와가지고 '술이나 한잔 먹을까?' 이래. 나 일하고 있는데. 그래서 맥주 한 병, 두병 시켜가지고 거기, 그때 겨울이었으니까 파라솔 말고, 거기 라면 먹는데 있잖아, 거기서 과자 하나 뜯어가지고, 먹으면서. 그랬어.

 편의점에, 에피소드가, 참 많은 것 같은데……. 거기 편의점이, 되게 쪼끄맸어. 씨씨티비도 두 개밖에 없었다. 근데 또, 하나는 또 짝퉁이야. 그래가지고 씨씨티비 사각지대가 있었어. 그래가지고 내가, 맨날 친구들 불러가지고 빼서, 막 먹고 그랬어. 그리고 냉장고엔 씨씨티비가 없잖아. 근데 냉장고에서 들어갔다 나올 때는 씨씨티비를 지나야 돼. 그래가지고 몸에다 숨기고 해가지고 냉장고 들어가서 음료수랑 애들 맥주 막 갖다 주고, 솔직히 그때 사장이 존나 싸가지 없고 싫어가지고 그렇게 한 거고. 또 졸려 올 때는, 아, 낼 학교도 가야되는데 어떡하냐, 하면서 그거, 그거 있지, 모닝 케어. 그것도 막 먹고. 별 효과는 없드라고? 술 취했을 때 먹어야 돼, 그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절대 안 걸렸어. 절. 대 안 걸렸어.

-계산이 안 맞을 거 아니야.
 안 맞아. 계속 아니라고 했어. 증거 있어? 없잖아. 완전범죄야. 솔직히 그 새끼한텐 그렇게 해도 돼. 싸가지 없었어. 아 몰라, 나한테 하는 짓이.

 내가, 11시부터 시작했거든. 11시엔 사장이 있었어. 11시에 사장이 와가지고 이러는 거야, 요즘에 반품 도둑이 있어. 어디서 따른 편의점에서 물건 훔쳐 와갖고 우리 편의점 와서 돈으로 바꾼다고, 그런 도둑이 있대. '애들이니까 애들 잘 보고 반품 해달라고 하면 해주지 말고 사장님한테 전화해' 이래. 그래가지고 내가, 알바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을 갔다 왔어. 어떤 사람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 죄송합니다!' 하고 뛰어 들어가는데, 갑자기 반품을 해 달래. 그래서 해 줄까, 말까 하다가 보니까 애들도 아니고 아저씨드라고. 사장님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번호가 010으로 돼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016이드라고. 그래서 사장님한테 전화도 못하고 아저씨니까 뭐 괜찮겠지, 하고 해줬는데 4만 9천원 해줬어. 근데 그게, 다음날 아침에 사장님 와갖고 씨씨티비 돌려 보는 거야. 그때 알았어. 그게, 뭐냐면은, 그니까, 내가 화장실에서 문 팍 열고 계산대로 들어갈 때 이렇게(⊃) 돌아서 가야되거든? 그때 내 뒤통수 뒤에서 바로 팍 (진열대에서) 물건을 빼가지고 '여기 반품해주세요' 이런 거야. 나보다, 더! 완전범죄가 있다니. 난, 진짜 놀랬어. 야아아아, 차암, 그래가지고, 4만 9천원 날렸지.

-니 월급에서 깎아?
 어. 상관 안했어.

 아, 언제는, 고등학, 쌩, 이렇게 따악 온몸에다, 다아 써놓코, 체육복이었어, 그래가지고 야아아 맥주를 갖고 오는 거야. 내가 그 여자애를 계속 쳐다봤어, 계속 쳐다보고, '몇 살, 이세요?' 했어. 그랬더니, 고3이라고 한번 달래. 고3이래. 그래가지고, '고3, 맞아여?' 하고 예, 하고 딱 줬어. 어리고 참 귀여우니까 그냥 줬어. 아, 근데 한번 주니까 계속 오더라고!? 계속 줬지, 뭐 어트케, 안 줄 수도 없고.

 그래도 딴 때는 민증 검사 다 했어. 딱 봤을 때 학생 같다 하면. 민증, 애들이 파드라고? 진짜, 우리 사장한테, 민증 위조한 거 보여주면 사장이 뺏어, 아예. 그래서 내가 맨날 그거 가져. '사장님! 저 그거 주세요!' 해서. 한 다섯 개 받았을 걸? 그래서 애들한테 팔고. 하나에 만원. 야, 그거 몇 년 동안 쓸 수 있는 건데 만원은, 만원은 싸지. 사진이 달라도, 뭐 지 능력껏 다 해. 다. 아, 나도 있어. (부시럭) 봐.

-너 안 같은데?
 아니야?

-응. 전혀 다른데?
 능력껏 다 할 수 있어.

-뭐 부업 같은 거네.
 더 짭짤한 거 있었어. 거기가, 고깃집이였어. 거기가 24시간이었어. 내가 네 시까지 했어. 새벽 네 시까지. 근데 거기 취객들이 좀 많어. 그래가지고, 거기다가 지갑을 놓고 가는 거야, 다. 그래서 매니저님이, 어유, 지갑 가져가셔야죠, 했어. 나도, 맨 처음엔 손님들한테, 그냥 말해줬어. 근데, 며칠 지나다 보니까, 돈도 없고 용돈도 없고 하다보니까, 어느새 지갑 놓고 간 거, 하나 둘, 씩 그냥 말 안하고, 그냥 접시 치우면서 지갑, 내 주머니에 넣게 되더라고. 그래가주고, 거기서, 참, 용돈 많이 썼지. 제일 많이 들어있었던 게, 현금, 만 원짜리 현금으로 32만원. 그거 딱 열어보고 진짜 뜨끔했어. 이렇게 많은 돈을……. 진짜 깜짝 놀래가주고……. 그래도 알뜰하게 썼어.

-사장한테 안 걸렸어?
 어. 거기 씨씨티비 있었는데, 별말 안하더라고. 알면 뭐해, 알면 어때? 그만둔다고 하면 되지.
-다음날 그 사람들이 지갑 찾으러 오면 어떡해?
 안 왔어. 한명도. 아무도. 그걸로만 총, 4십… 5만원 벌었어.

-야, 나도 거기 좀 알려주라. 어딘지.
 왜?
-나 돈 필요할 때 좀 하게.
 야, 근데 그거 돈 필요할 때, 뭐, 삼사일, 일주일 정도 한다고 하면 안 돼. 무조건 한 달, 저 한 달 이상 할 수 있어요, 아니다 세달. 무조건 세달, 저 세달 이상 할 수 있어요, 하고 한 달 하고 때려쳐.
-왜?
 그렇게 해야 돼. 워얼급이잖아, 워얼급. 어딜 가든 다 세 달이야, 무조건. 다 세달 이상 할 수 있냐 물어봐.
-거짓말 치는 거네?
 응. 그럼 어떡해.


-지금까지 알바 뭐뭐 해봤어?
 흐음… 주유소, 가스충전소, 고깃집, 예식장 뷔페, 순대국집, 편의점, 호프집, 방향제 제조.

-되게 많이 해봤잖아, 주유소 알바가 힘든 편에 속해?
 아니. 딴 일 생각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아. 근데 다른 애 같으면 힘들다고 했겠지.

photo by Taiger808

알바느은 말이지…… 노올…… 아냐, 음, 게임이다!

-너어어, 차암 편하게 산다.
 편하게 살다니? 뭐가.

-알바를 하면 대부분은 힘들어하잖아.

 자, 내가, 비유를 할게에? <원피스> 알지? 원피스에서, 루피랑, 걔네들도 위대한 항로 들어갔잖아. 사람들이 다 위대한 항로 들어갔다 나오면은 진짜 죽는다 그러잖아, 근데 루피 걔네들은 존나 재밌게 했잖아, 나도 걔랑 나랑 똑같은 것 같애. 오케이? 그러니까, 나는, 힘든 걸, 내 방식대로, 한 것 같애.

 고통에 몸부림쳤다는 끔찍했다는 말은 해주잖구 루피는 내내 찡그리는 일이 없다.
하도 즐거워만 보이길래 지켜보는 나까지 잊어버렸다. 루피가 들어갔던 위대한 항로, 사람들이 질겁하고 수군대던 그 위대한 항로 맞다. 자꾸 넉살 좋게 쪼개는 이 녀석이, 괜히 주인공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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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는 즐겁다든데? -1부

2010/02/12 00:36
고담


 주유소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당신. 당신에게, 말할게요. 주유소는, 일단 신발을, 새거 신고가지 마세요. 새거를 신고가면, 한시간만에, 신발이 드러워져요. 기름 묻어. 바닥에 다 기름 묻어 있어서. 그리고 옷은, 꼭, 주유소에서 주는 옷을 입으세요. 주유기 호스에 기름이 묻어 있어 가지고. 옷에도 다, 묻어. 그리고 손은 꼭 씻고, 집에 가세요. 코 부분 이렇게 딱 만지면은 정말 휘발유 냄새가 확, 나요. 그리고, 주유소에는 씨씨티비가 있으니깐, 허튼, 짓 하지 마시구요. 주유소에서 손님이 현금으로 오만원을 주면 거기서 만원은, 내가아 가져야지이 한다, 그것은 바로, 자살, 행위와, 같은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유소 알바가 힘들 때는, 이렇게 하세요. 사장님. 저. 세차. 할래요. 그렇게, 하고, 세차 하다가, 주유 일을 하면은, 조금 쉬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왜, 세차가 어려워?
어. 어려워. 



 열일곱 살 마지막 12월달 그때 맨 처음 알바, 그니까, 알바의, 아예 첫 발을 디딘 때가, 주유소.

-왜 첫 알바로 주유소를 선택했어?
 가까우니까. 집에서.
 주유소 맨 처음 할 때, 그때는 최저임금이 3300원이었을 때여가지고 3700원 받았고, 두 번째로 고등학교 2학년때 간석오거리에서 했을 때는 4천원, 세 번째로 고3 여름 방학에 동암역에서 했을 때는 3600원. 그렇게 해가지고 받았었어.

-어? 왜 제일 마지막에 했던 게 시급이 제일 적어?
 그때는 그냥 돈 벌어야지, 이 생각이 아니라 용돈만 벌어야지, 아니 근데 나는 그렇게, 만약에, 주유소에서 일 한다면은, 뭐 휘발유 차에다가 경유 넣어가지고 월급이 깎이고, 그런다고 해도 별로 상관 안 해, 별로 그렇게. 뭐 일하는 건 그냥 노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래가지고 돈 쪼금 주고 많이 주고, 뭐 그런 거 잘 신경 안 써. 많이 주면은 뭐 나도 거기 가서 하겠지, 근데 뭐, 시급이 3700인데 할 수 있겠냐, 하면은 그냥 뭐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그냥 이렇게 말해. ……. 재밌잖아.

-응? 뭐가 재밌어, 일하는 게?
 응.
-너 일하는 게 재밌어?
응, 주유소.
재밌잖아.

 photo by mcpeak_michael


sk하고 gs칼텍스하고 s-oil 해봤는데 이 세 개가 다 주유기가 틀려. 지금은 뭐, 다 마스터해갖고 지금은 어딜 가거나 하루 만에, 몇 시간 만에 해보면 다 알거든, 아니 삼십분만 해보면 아는데. 처음해보면 복잡한데, 쪼금씩 쪼금씩 하다 보면은 다 노하우가 생겨가지고 빨리빨리 하는데, 가서 주유기, 뭐 '오만원 넣어주세요' 하면은 [오 공공공공], 눌르고 [완료], 눌르고 [리터]나, [원], 누르고 딱 쏘고 주유 구멍에 딱 넣어. 그러고 총에 레바 딱 누르고 고정시켜놔. 딱 가서 계산하고, 오만원이 다 차면은 레바가 딱 튕겨. 그럼 고정된 거 딱 풀고 다시 껴놓으면 끝이야. 근데 그게 레버를 고정한 거를 안 풀면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은, 그때 걔가, 다른 여자애가 먼저 해놨었는데 고정을 시켜 놓은 거야. 주유기에 꽂혀있을 때는 기름이 안 나와. 근데 내가, 이렇게 [오만원] 딱, 누르고 딱, 뽑았는데 기름이, 폭포수처럼, 레바가 고정돼있으니까. 그래가지고, 내가 깜, 짝 놀래가주고 와아, 레바가 1단도 아니고 3단으로 고정돼 있는 거야, 야아아 씨, 죽는 줄 알았다, 진짜. 또 이게, 그 수압 같은 게 있잖아. 이게 퐝! 나오면 뒤로 이렇, 게 되잖아. 어어어어 하다, 아, 한 3초 동안? 뿌릴 건 다 뿌렸어, 솔직히. 그러다 바로 팍, 레바를 풀었어. 그랬더니 주유소 사장님하고 대리하고 다 나와가주고, 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아아, 나 아니라고, '전 몰라요', 했어. 딱 얘길 하고보니까 범인이 밝혀진 거야. 그랬더니 다음에 같이 얘기하면서 '참, 그래도 진규가아 참 대단해애' 갑자기 그래. 그래가지고 '왜요?' 하니까, '누구나아 그런 상황에 가면으은 당황하고 딱, 주유총을 떨어뜨릴 텐데에 진규는 어떻게 차암 빨리 이렇게, 레바를 풀렀네에, 참 대단해애' 그랬지.

 언제는, 누나들이랑 딱 장난치면서, 일을 하고 있었어. 근데 누나가, 담배 피고 싶은데 왜 또 차 오냐고 존나 욕하면서 나랑 같이 가면서 난, 누나 저거 하나만 하면 되여어, 하면서 주유소 딱 총을 뽑고, 오만원이었는데, 누나가 막 존나 덜덜 떨면서, 한 사만 구천, 팔백원 밖에 안 들어갔는데, '아, 빨리빨리빨리빨리, 아, 됐다!' 하면서 존나 빨리 팍! 빼는 거야. 근데 기름이 계속 나오는데 팍 빼니까 내 얼굴에 퐈악! 튀겼지. 웃은 채로 얼굴 가만히 있다가. '음, 하. 하. 하… 누나아……. 왜 그랬어영'. 누나가 아스크림 하나 사주드라.

 아예, 온몸에 뒤집어쓴 적도 있어. 그때, 그때 또 레바가 고정돼있던 거야. 딱 뽑았는데, 온 몸에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휘발유도 아니고, 경유가 이렇게, 다아 묻은 거야. 목욕을 한 거야, 경유로. 근데, 가서 씻으면 되지, 하고 기름을 넣고 있는데, 빨리 가서 씻으래. 아, 쫌 이따 씻으면 되요, 이랬어. 그랬더니 거기 주유소 사람이 야, 휘발유는 날라가서 냄새가 안 나는데 경유는 날라가지도 않으으, 빨리 가서 씻어어, 이래. 아, 그래요? 빨리 가서 씻고 왔지. 휘발유는, 휘발성이 되게 막 뛰어나게 높아가지고 바람에 다 날라가는데, 경유는 좀 무거워 분자가. 그래가지고 되게, 바닥에 딱 떨어뜨리면, 퍼지면서 안 없어져.

-너 주유소 일이 건강에 나쁜 거는 알고 있어?
응. 그냥 알고 있었어. 예전부터.

-알면서 왜 했어?
 그냥. 뭐, 그렇게 안 나뻐. 주유소에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뭐. 주유소에서 할아버지들도 해애. 뭐, 나쁘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런 거는 별루 신경을 안 쓰고, 만약에, 주유소 알바가 재밌다는 생각이 이만큼이면은, 나쁘다는 생각은 (손가락을 모으며) 요만큼.

-그럼 주유소 사장님이 뭐 건강에 대한 얘기 안 해줬어? 이럴 때는 숨 참아라, 이런 거라도.
 그런 거 없어.

-그러며언, 주유소 알바 하니까 실제로, 갑자기 막 머리가 어지럽다든지, 갑자기 막 구토가 밀려든다든지이…….
 그런 거 없어. 멀쩡했어. 주변에도 없어.

-이런? 재밌는 얘기 좀 나오려나 했는데. 근데, 주유소 시급이 특별히 높은 거야?
 응? 아니.

-그럼 가출한 애들이 왜 다 주유소 알바 해?
 야, 가출한 애들, 다 몇 살인 것 같애?

-중고등학생?
 그럼 밖에 나가서 뭐할까, 밖에 나가서. 할 거 없어. 그리고 주유소에는, 일하고, 먹여주고 재워주고도 할 수 있어. 거기 숙식 다 되든데? 왜 재워주는지는 모르겠고.

-근데 어린 애가 여기서 잔다하면, 쟤 가출했구나, 다 알잖아. 근데 그런 거 알면서도 신경을 안 쓰는 거야?
 어.

-주유소 알바 하면서 가출한 애들 많이 만났어?
 어, 쪼끔. 가출을 왜하냐아 딱 물어봤더니, '아, 혀엉, 집에 자꾸 뭐라구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나왔쎄영' 나와서 뭐할래? '에이 주유소에서 자면 되져어' 학교는? '에에 자퇴하면 되져어' 음, 한 스무살 돼서, 뭐할래? '에이이 주유소 알바 계속 하면 되져어' 그래서 내가 딱 그랬어, 걔한테, 에우 그냥 그지 되면 되져어, 그래가지고 걔가 그 말 듣고 집에 갔잖아, 내 말 듣고. 아, 진짜 난 천사야, 방황하는 소년을 집으로 보낸, 천사야, 천사, 딱 말 한마디로 그냥. 그지 되면 되지, 이 한 마디로 그냥.

-어이고.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잖아. 되게, 가지각색의. 거, 동암 주유소에서 주유하면서 알게 된 사람 두 명 있거든? 두 명 다 어떤 아저씨야. 지금 번호도 있어, 내 핸드폰에. 그 아저씨랑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그런 적도 있어.

-어떻게?
 그러니까, 막, 아 모르겠어. 막 어른이 봤을 때 학생이 알바하는 게 기특하게 보였나봐, 그래가지고. 왜. 진짜, 막, 되게 많어. 알바 할 때 마다 그런 사람들 많어. 알바 해갖고 다아 알게 되고 막.

-청소년 알바하는 애가 너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너만?
 뭐, 그럴 수도 있지 뭐.

-아니, 그래도
 아, 나도 모르겠어, 나한테 묻지 마, 내가 뭘 알어.

-니가 붙임성이 좋은건가?
 뭐 그럴 수도 있고. 아, 이 시계 이것도, 이름 있는 건데, 비싼 건데, 동암 주유소 과장님이 준거야. 이거 쌔거를. 지금은 쪼오금 낡았는데, 빡스하고, 거 설명서하고, 그런 거하고, 다 그냥 그렇게 줬어. 주유소 과장님이. 진품이야. 17만원 짜리.

-왜 줘, 너한테?
  그러게? 뭐…… 주유소에, 승선실습 갈 때랑, 휴가 나왔을 때랑, 이제 끝났을 때랑, 다 인사 갔었어. 사장님, 저 이제 승선실습 갑니다아. 사장님, 저 휴가 나왔습니다아. 사장님, 저 끝났습니다아. 다 이렇게 인사하고 왔지. 따른 사장님들한테도. 아, 근데 이거 시계는 승선실습 가기 전에 줬어.

-다른 알바생 애들도 많은데 왜 너한테만 줘?
 그러게.

-너를 좋게 봤나?
 응.

-니가 뭐했는데?
 멀라? 한 거 별로 없써….

-너, 뭐 끼 있다.
 어디 가서 굶어죽진 않을 것 같대, 미용실 아줌마가. 아, 나 미용실 아줌마 번호도 알어.

-근데 내가 궁금한 건, 이젠 거기서 일하지도 않잖아, 근데 왜, 찾아가서 안부 묻고 인사 하고…….
 근까, 모르는 사람하고 얘기해서 친해지는 거. 그리고 모르는 사람 많이 만나는 거. 그냥 보는 거 말고. 그냥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거는 길거리 지나가면서도 다 하잖아. 근데, 알바는, 딱 그거 같애. 돈하고, 인맥. 인맥은, 진짜 알바 해야지 넓어져.

-근데, 그렇게 해서 관계가 생겼다? 근데 그렇다 해도 얕은 관계로 끝나지 않아?
 아니. 네버앤딩 스토리야.

-어떻게?
 거기서 보니까. 주유소, 편의점에서……. 야, 꼭 문자 맨날 해야지 뭐 그거냐? 지나가다가 보면 인사하고, 아는 척 하고.

-그럼 너는 그런 관계가 얕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얕지도 않고?
 응. 그냥…… 잘 모르겠어. 그니까, 그런 존재가 되지 않게 만들어야지.

-그럼 니가 막, 먼저 연락하고 그래?
 응. 내가 먼저 할 때도 있고, 아 함 지금 보내볼까? 아저씨한테?

-응, 근데 뭐라고 하게?
 응, 나 취직했다고.

 아저씨~ 저 동원참치에 회사 취직했서여. 잘했져*^^*


-……. 근데 그 아저씨가 널 기억할까?
 응. 나도 그 아저씨 기억하고. 내가, 엊그제 주유소 인사 갔을 때 그 아저씨가 세차하러 한번 왔더라고. 내가 '어, 안녕하세요' 인사하니까 '어, 기억하네?'

-그렇게 관계 맺은 사람들이랑 지금까지 다 연락을 한다는 거야?
 응. 거의.




 몇분이 채 안되어 '딩동' 문자 소리가 왔다.
"봐, 답장 왔지?"
 진규가 웃으며 핸드폰을 내민다.
"뭐래?"
"축하하고, 건강 챙기면서 일 하고, 힘내래."

 진규는 웃음을 흘기며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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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 국물로 얼룩진 친구의 스무 살

2010/02/01 06:43

저번 회에서 나는 친구가 바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무릅쓰고 일하는 걸 보고 화를 냈었다. 그런데 친구로부터 뜻밖에도 “사장님이 나를 나쁘게 대한 건 맞지만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 그랬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래서 가게에 한 번씩 찾아 가서 인사도 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의 삶이라는 건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본 게 전부는 아니 것이며 어느 순간엔 좋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 친구와는 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친구 녀석과 이야기를 했다.

 

by titicat

 

“씨X 놈의 샤브샤브 집......... 내 스무 살 여름은 샤브샤브 국물로 얼룩졌어.”

“왜? ;; 일하는 곳이 어땠기에?”

 

집에 내려온 이후로 나는 사실상 직장을 잃은 상태였다. 밥통이 내 유일한 ‘밥줄’이었다. 그래서 인터뷰 상대를 끊임없이 구해야 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아무 친구나 붙잡고 물어도 일을 안 해본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문제는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대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해야 했기에 심도 있는 이야기를 찾아야 했다.

 

친구 녀석이 일했던 때는 여름이었고 대학교 방학 시즌이었다. 빌어먹을 놈의 태양이 내 피부를 병들게 만들어 세브란스 병원에 20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부은 시즌이기도 했고, 역대 최악의 폭염이라는 기념비 적인 수치를 찍었을 때였다. 날씨가 이 모양인데도 방학 때 돈을 벌겠다고 식당에 일하러 갔던 친구. 사실 녀석은 이때가 처음 알바가 아니었다. 이미 고등학교 때 호텔, sea food 레스토랑, 미술학원에서 일을 했었고 지금도 가끔씩 미술 학원에서 일을 하고 있단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샤브샤브 집에서도 잠깐.

 

 

욕부터 하고 시작된 대화는 곧바로 “사장님........”으로 시작하더니 “아니다. 이젠 사장도 아니지.”로 이어졌다. 친구 말에 따르면 사장님(이하 사장)은 하루도 안 빼놓고 자기를 더러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일하면서 겪었던 가장 황당한 스토리를 이야기 해줬다.

 

“복날인데 난 혼자였어. 돈 아끼려고 알바를 나만 쓴 거야. 서빙은 나 혼자하고 하필이면 그날 같이 하는 아줌마는 휴일이었거든. 사장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있더라고. 나는 씨X 대학에 와서 공부를 했는데 이건 지금 뭐하는 건가 싶더라고. 화장실 가서 펑펑 우는데 어떤 언니가 따라 들어오는 거야. 나보고 조선족이냐고 묻더라. 저 사장 엄마냐고 얼마 받고 일하냐고 자기가 봐도 사장이 심해서 나갈 때 한소리 한다고 날 안아줌...........”

 

이건 일터의 모습이라기 보담도 무슨 시트콤에 나올 법한 혹은 블랙코미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과 더 비슷해 보였다. 사실 대화중에 친구도 웃었고 나도 보면서 채팅창에 뭔가를 입력하지 않고 웃었지만 그냥 웃는 거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였다. 지나간 악몽을 나쁘게 추억하지 않기 위함이랄까. 너무 어이가 없기도 하고 말이 안 되니 믿기지도 않고 그런데 진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실소가 터져 나왔다.

   

“복날인데 너 혼자 일을 시켰다고 ? 얼마나 넓은 식당이었는데 ? ;;”

 

“테이블이 22개 정도 되는 식당이었지. 그것도 씨,....... 오이지에는 국물 부어야 되고, 김치는 썰어 나가야 되고, 망할 샐러드는 춘권 잘라서 소스 뿌려 나가야 되는데 스페셜이면 과일까지 얹어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빡친다.”

 

“평소에도 그래?”

 

“평소에 잘해줬으면 내가 울었겠냐? 매일 나한테 멍청하다고 소리 지르고 나 이런 생각하면 안 되지만 사장보다 내가 배워도 더 배웠는데 썅.”

 

“일하면서 그렇게 돌아버릴 거 같은 순간이 많은데도 참기만 했어?”

 

“야! 내가 고용자냐? 난 그러다 잘렸지. 왜 잘렸게? 이거 쓰면 너 다음 글 분량 채우고도 남겠다. 아주 어이없게 잘렸는데.........”

 

“이야기 좀 해줘봐.”

 

“같이 일하던 서빙 하던 아주머니의 어머니가 상을 당하셔서 휴가를 가신 거야. 난 그 전날까지 초과근무를 했지. 근데 다음 날 가게 갔더니 날 잘랐어.” (녀석은 이 말을 마치고서 채팅창에 연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을 연발했다.

 

“장사를 못하니까. (이러고 또 큭큭 거리며 웃더니) 씨뱅.. 그때는 짜증났는데 지금은 뭐 잘 됐다 싶어.”

 

“장사를 못해서 널 잘랐다고?”

 

“장사 못하지. 사장이 뭘 할 줄 알어? 사장이랑 나랑 둘 만 있는데 나는 서빙만 할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

 

“결국 자기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려다가 닫아야 했던 거네.”

 

“사장 욕하려면 하루 이틀 가지곤 안 되는데.......... 직원들 밥 먹을 때 자기는 돌솥 밥 먹고, 우리는 씨.......... 식당 밥 먹고, 사장 있으면 우리 계란 프라이에 김치에 밥 먹었어. 없으면 주방아줌마가 해물 볶아줌.” 녀석은 해물을 볶는 게 매우 통쾌한 복수라는 듯 ㅋㅋㅋ를 연발했다.

 

“ㅋㅋㅋㅋㅋㅋ 왜 그렇게 삼엄해.”라며 왜 일하고 나서 밥 먹는데 눈치를 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니가 알바 해 봐. 시키야.”라는 말로 일축해버렸다. 점심때마다 전국에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식당을 모두 돌아보며 식사 상태를 확인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봤던 곳은 같이 일하고 식당에서 크게 요리 하나를 하고 반찬들과 함께 먹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친구 말로는 그건 본사에서 월급을 주는 곳이거나 좋은 곳들이나 그런 거란다.

 

친구는 술집에서 일했던 친구와 다르게 아직도 눈썹 문신한 아줌마가 싫다고 한다. 식당 사장이 눈썹에 문신을 해서란다. 퇴근 시간이 되도 가란 이야기도 안 했단다. 돈도 달라고 해야 주는 그곳이 너무 싫다고. 무엇보다 괴로웠던 건 식당 사장의 언어폭력이었단다.

 

“언어폭력이 제일 짜증났지. 자꾸 씨 나보고 멍청하다고 손님들 앞에서 소리소리 질러댔거든. 나 안 멍청해 썅! 나 주6일 근무였는데 욕 안 먹은 날이 손에 꼽아. 씨.. 근데 내가 일을 또 못했냐면 그런 것도 아니야. 다른 아줌마들은 다 우리엄마 부럽 댔다고. 이런 성실한 딸 둬서.......... 근데 썅. 사장만.........”

 

“사장한테 찍힌 거 아니야? 뭐 하나 잘못 걸려가지고........”

 

“아니야 사장 원래 그랬데. 처음 일할 때 아줌마들이 사장 욕 한바가지 했었어. 사장 원래 저러니까 상처받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장이 없다고 하면 일할 때 힘들었던 건 없어?”

 

“주문 밀리는 거랑 사장 데려오라는 게 제일 힘들었지. 애들 데려와서 방임하는 것도 힘들어. 커피 셀픈데 왜 안 주냐고 따지는 사람, 금연이라서 금연이라고 말하면 저년이 싸가지가 없다. 뭐 이런 것들?”

 

“근데 이런 것들은 사장에 비하면 밥이라 이거지? 너 하루에 얼마 받고 몇 시간 일했어?”

 

“하루에 네 시간씩 시간당 4500원씩 받았어. 일하는 동안 상냥하게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웃음) 손님은 한번 보고 말거고 성격은 랜덤이거든. 그 화장실 따라 들어온 언니처럼 착한 손님도 많아. 사장은 그냥 말하는 습관이 퉁박 주는 사람 있잖아. 그랬어. 예컨대 뭐......... 내가 사장님 마감인데 손님 오셨는데 어떡할까요? 너는 생각이 없니? 이런 거?”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랬어?”

 

“응. 근데 나한테 제일 심했지. 주방아줌마 홀 아줌마는 자기랑 동년배니까.”

 

“그렇구나. ;; 그럼 좋았던 점은 없었어?”

 

“응 홀 아줌마랑 주방아줌마는 나 예뻐 하셨어. 홀 아줌마는 나한테 학교 물어보더니 자기 아들 좀 봐달라고....... 근데 우연히 그 아들이랑 나랑 같은 고교 선후배인거야. 아줌마들이 매일 나 먹을 거 챙겨주고 그랬어. 유독 사장만 성격이 거지같아서..........”

 

“그래도 그런 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 왜 유독 사장만 너한테 못되게 굴었을까? 돈은 제대로 받았어? 왜 근데 돈 받는 걸 네가 달라고 해야 주는 건데?”

 

“돈은 제대로 받았지. 내가 돈 못 받고 사는 성격은 아니야.........”

 

“너도 혹시 일 끝났는데도 가라고 안 하면 못 가고 있고 그랬어? 전에 다른 친구가 그런 거 보고 말이 되나 싶었는데 ......”

 

“말 되지. 못 갔는데.”

 

“왜? 그럼 너도 뒤에 청소하고 온갖 잡일 다 시키고 30분 넘게 있다가 가라고 해야 갈 수 있는 거야?”

 

“마감 조잖아. 30분까지 있지는 않았고 한 십 여분 눈치 봐야 됐어. 여기서 한 달 일하고 나서 얼마 안 되고 잘렸어. 그렇게 오래 있지도 않았지 뭐.

여기랑 다르게 미술학원에서 일할 때는 되게 좋았어. 시간 당 거의 만원씩 받으면서 서류 전달이나 처리 같은 거 하고 시험 감독 같은 거 하면 일당으로 5만원씩 받은 적도 있었거든. 밥도 사주시고......... 가끔씩 찾아가면 일 주시기도 하고 밥도 사주시고 그래.”

 

샤브샤브 집 사장도 원래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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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LET ME TALK

2010/01/27 22:43

-광혁의 토킹바 알바-

고담



우선. 여기 호빠 아니에요.

 호빠? 호스트 바. 거긴 여자(손님)들이 남자(직원)를 초이스해. 여자들이 옷 벗어라 하면 걍 말 듣고 해야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지.

 토킹바는 그냥 일반 술집에 남자 스탭들만 더해진 거라고 보면 되는데 유흥업소 같은 거는 아니야. 그냥 같이 술 마셔주면서 재밌는 얘기 해주고 게임도 같이 해주는, 그런 바야. 뭐, 술자리에서 하는 게임 같은 거 있잖아? 근데 조금 스킨쉽도 있긴 있어. 막 놀다보면 접촉도 하고 그러는데 완전 유흥업소 같은 거는 아니야! 어깨동무나 팔짱 정도…. 그런데 하기 싫으면 거부 할 수도 있어. 퇴폐업소 같은 게 아니라면.
 그런데 그렇게 지내다가 서로 눈 맞으면 진짜 연인으로 발전 할 수도 있어. 근데 난 그런 적 없어. 그러면 솔직히 일을 할 수가 없어! 손님들이 많아야지 너의 돈이 많아지는 거야. 
  음…? 알바비 받는 방식이 다른가봐?
 응. 그게 우선 기본월급이 얼마로 딱 정해져 있구 거기에 플러스 알파인데, 그 알파가 자기 고객들이 와서 술을 얼마나 먹는지, 고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에 따라 달라. 많이 와서 많이 먹고 가면 그만큼 나도 돈이 많이 들어오는 거야. 점장이 그걸 다 기록해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남자가 여자 시중드는 거랑 비슷해.


너는 펫?

 한 팀당 손님은 세넷 정도고 스탭은 한명씩 투입돼. 우선 그 테이블 들어가기 전에 옆에 서서 자기소개 후 착석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한 다음 실례지만 한잔 받아도 되겠습니까, 라고 말한 다음 손님이 주는 술 받고 얘기를 시작해. 처음에는 보통 날씨가 춥네욤 이런 내용들로 대화하고 할 말이 떨어진다 그러면 못 생겼어도 누님 귀여우시네요, 아름다우세요 막 이런 걸로 기분 좋게도 해줘야 돼. 치욕이지. 흠연예인 누가 결혼 했다면서요?! 이런 얘기도 하고. 뭐 꼭 이슈 얘길 안 해도 돼. 자기가 재밌는 얘기를 구해 와서 해줘도 돼. 머리 아플 정도로 준비를 해야지…. 자신만의 개인기도 필요하고 유머랑 재치두 필요하고.

 난 딱히 준비한건 없었구 걍 들어가서 예쁘다 이쁘다 해주니까 좋아갖고 지들이 막 나한테 궁금한 거 물어보고 그랬어. 내가 거기 가게에서 제일 막내였거든?! 몇살이냐 애인있냐 물어보고 핸드폰 번호도 물어보고 지들 얘기 하구 그래. 난 그냥 받아쳐주면서 노는 거지. 얘기 들어주면서 간간히 치고빠지고 했어. 센스가 많이 중시되는 일이지.

 번호 알려주면 연락을 해. 그래야 내 손님이 되는 거고 가게에 와도 날 찾아서 얘기도 하고 술도 먹고 그러지. 아까 말했지. 내 손님이 많이 올수록 나도 더 많이 받는다고. 이걸 손님관리라고 해. 손님들이랑 연락하면서 내가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남자친구보다 더 세심하게 대해줘야 돼. 그래야 그 손님이 아 쟤 맘에 든다 하고 다시 와서 나를 찾고 그러니까.
  듣고 보니 남자친구보다 훨씬 더 어려운데?
  응. 사실은 내가 갖고 노는 거지, 갖고 놀 수 있어야 펫을 하는 거지.



잘생겼다는 소리 좀 들어요

 나도 토킹바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어. 알바 사이트에서 첨 알게 됐어. 시급이 8천원이라니까 솔깃했지.
 이런 알바는 면접 볼 때 우선 젤 중요한 게 외모야. 아무래도 직업상 여자들이랑 대면해야 되는 거니까 잘생기고 키 크고 이런 걸 일순위로 보지. 그런 내용이 다 구직란에 언급되어있고, 자격 미달이라 생각하면 알아서 연락 주지 말라고도 다 써 있어….
  그럼에도 찾아간 넌, 참 자신있나 보다
 그런 건 아니지만…  어디 가서 꿀린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어. 이것 쑥스럽구만.

  근데 우리 아직 미성년자 아니야? 거기 민증 검사 안 해?
 솔직히 법적으로 보면 술집 가서 술 먹는 거는 상관없는데 일은 안 돼.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대. 유흥업소는 생일이 지나야된대. 술집은 다 유흥업소로 분류되어 있어.
  부모님껜 뭐라고 했어?
 내 성격상 거짓말 해봤자 금방 티 날 것 같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했어. 엄청 혼났어. 그땐 정말 인연 끊을지도 몰랐어. 만약 술집에서 그냥 서빙만 하는 일이었다면 별말 안 하셨을 텐데 여자들 비위 맞춰주면서 밤에 일하는 거니까 안 좋게 봤나 봐. 근데 내가 한번은 꼭 해보고 싶다 해서 반대 끝에 허락하셨어.



하루에 양주 두병

 일 시작하고 맨 처음 4일 정도는 수습기간이라고 가게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봐야 돼. 그리고 서빙을 배운 다음에 테이블로 들어가서 노는 거야.

 술 먹기 시작해서 한 일주일 정도하고 관뒀어. 그런데도 몸이 무척 힘들었어. 하루에 양주 2병은 먹었으니까. 밤에 잠도 못자고 술 먹으면 몸 거지 돼. 주 6일, 저녁 7시에 나가서 아침 8시에 영업종료. 진심 미치는 줄 알았어.
  근데 알바 일주일 하고 관두면 안되지 않아?
 응. 그래서 월급 못 받았어^^. 그런 일은 3개월 이상 해야지 월급을 재대로 준대….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지. 내 몸 상하면서 그따구로 벌긴 싫더라구. 못 받은 돈 글쎄 한 30만 원가량 되겠지.
  일 시작할 때 그쪽에서 미리 말 안해줬어?
 그런 거 먼저 말 안 해. 그런 거 말하면 지네 손해니까. 신고해도 되는데…걍…에휴…그냥 놔두는 거지 뭐.
  연락 주고 받던 손님들과는?
 일 관뒀으니까 이제 연락하지 말자고 하지. 그리고 일 나올 때는 자기 고객을 다른 알바생한테 넘겨야 돼. 그게 규칙이야.



그거를 모르겠어

  다른 알바는 해본 적 있어?
 응. 고2때 고깃집 알바 한 달 정도 해봤어. 우선 그건 몸 상할 일 없었고, 잠도 많이 잘 수 있었고 밥도 줬고……. 하는 일은 당연히 토킹바보다 훨씬 더 힘들었지만.

 솔직히 토킹바에서 하는 일은 그냥 술 먹으면서 여자들이랑 놀아주는 것 뿐이야. 시급도 쎈 편이라 단기알바로는 괜찮은 것 같아. 근데 자기 성격과 체질이 맞지 않으면 많이 힘들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왠지 이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직업인 것 같아.

  왜?

  그걸 잘 모르겠어. 뿌듯한 기분이 안 들어. 
되게 엄청나게 힘들었고 엄청나게 열심히 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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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출 고1때 했습니다

2010/01/14 14:20

-알바가 직장이 될 때-

고담

자금을 모으다


 2주전부터 치밀하게 짜여 진 계획이었죠. 집에 있는 돈도 모으고 원동기면허도 땄죠. 오토바이 말입니다. 고1 생일 지나면 딸 수 있습니다. 원동기면허는 그날에 필기 실기 다 할 수 있습니다. 빠르고 간편하지요. 여기저기 알바 자리도 알아봤지요. 아는 선배한테도 물어보고 인터넷에서도 보고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자퇴를 하거나 공고를 간다고 했는데 엄마가 자퇴는 절대 안 되고 공고도 절대 안 된다고…. 무조건 인문계에 있어야 된다고. 그게 시작이었죠.

 2주 동안 모은 게 29만원이었습니다. 내 용돈 19만원하고, 10만원은 뭐 판 거.

-29만원? 용돈을 그동안 모아 놨던 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설마 2주 용돈이 19만원이라는 건 아니겠지.
 
아니, 나 한달에 30만원인데 그때 딱 19만원 있었어.

 고1 6월달? 그 즈음부터 그렇게 받았습니다. 그러니 그전까지는 알바 할 일도 없었죠. 근데 집을 나갈려니까 이곳 저곳 물어보게 됐죠.

-가만 있어도 한달에 30이나 쥐어주는데 집까지 나가?
 엄마가 막무가내여서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수단이었지. 그리고, 한달에 30만원 받으면서 살아왔으니까 나갈 수 있는 거지. 몰랐으니까.


 치밀한 계획이자 충동이었죠. 준비는 차차 해놓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한번 뻥 터트려서 나가게 된 거니까요.



도련님, 짱깨 입문

 가출하면 주유소알바? 그건 주유소에서 잘 수 있어서 그럴 겁니다. 주유소알바 짜요, 배달이 제일 많이 벌죠.

 짜장면 배달이었습니다. 아침 10부터 저녁 9시까지였습니다. 무지 힘이 드는 일이죠. 첫 달에 140 받았는데 만족 못 하죠. 몸이 엄청 상했으니까요. 지금도 겨울에 뼈가 시려요. 그때 찬바람을 너무 많이 쎄서. 겨울이었어요. 제 생일이 11월 13일이라서요. 면허 14일에 따고 16일날 나갔으니까요.

 처음엔 전화가 하루에 30통도 넘게 왔었어요. 나중엔 문자 한 시간에 10통 오고 전화 오고 그랬죠. 엄마가 다 이해하니까 집 들어와서 애기하자고 주로 이런 문자였죠. 딱 37일 만에 들어갔죠. 그때까지 한 번도 연락을 안 드렸죠.

by titicat

 오토바이 완전 위험했죠. 목숨 걸고 일하는 겁니다. 빨리빨리 다녀야 되니까요. 사장은 자꾸 재촉하고 손님도 불은걸 싫어하니까. 신호 걸리면 인도로 갔지요. 경찰한테 안 걸리게 눈치껏요. 그래도 사고 난 적은 없었습니다.

 뭐 하나 음식을 잘못 갖고 오거나 그럼 다시 가서 가져 오기도 하죠. 단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음식을 잘못 가져갔단 이유로 면발이 불었다고 사장한테 욕을 얻어먹었죠. 저의 실수이긴 했죠. 확인을 안 한 거니까. 음식을 넣은 사장도 잘못이 있기도 했지만…. 전 암말도 못 했죠. 전 돈 받고 고용되는 일개 알바였으니까요.


-그러니까, 사장이 실수한 걸 못 발견한 거. 그게 너의 실수란 거야?

 그쵸. 많이 서러웠죠. 돈 받고 하는 거니까 참았지. 가출이 아니었으면 하지도 않았죠. 쪼금 후회됐죠. 뭐 하는 짓인지.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늦게 나오면 늦게 나온다 지랄, 배달 늦게 갔다 오면 늦게 갔다 온다 지랄. 아마 제일 어리니까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하는 형이 두 명 더 있었는데 형들한텐 안 그랬거든요. 월급은 똑같이 받았습니다.

 유난히 집에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일하다가 너무 힘들 때. 너무 추워서 손발이 꽁꽁 얼었을 때. 그럴땐 엄마가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근데 미안하니까 집에 안 들어가고 버텼죠.


웅크려 자고, 먹고

 처음엔 거기 일 하는 형네서 잤죠. 네, 공짜로 잤습니다. 잠만 자는 거였으니까요. 그 다음엔 모텔 가서 잤죠. 모텔 비쌌죠. 3만원이었는데 아줌마와 상의를 하고 일주일에 10만원에 애기를 했더니 된다고 했죠. 사람이 없다고.

 밥은 아침점심저녁 다 가게에서 줬습니다. 따로 사먹은 건 군것질 거리밖에 없었습니다. 생활비라고 그렇게 많이 드는 것도 아니죠.

 근데 가출한상황이 아니었다면 막 쓸 거를 가출해있으니까 돈이 많아도 불안해서 못 쓰고 아껴가며 썼지요.




컴백

 그러다 37일 째 잡혔어요. 지나가다가 경찰이 오라고 해서. 엄마가 가출신고 했거든요. 엄마가 제 사진 줬대요. 저 신도시 사는데 신도시에서 일했으니까요.

-그 동네에서 일 했다구? 너네 집 동네에서?

 헬멧 쓰고 일했으니까요. 우리 집에서 짜장면 주문 들어온 적 딱 한번 있었는데 제가 안 갔죠.

 근데 잡혀서 은근히 기뻤죠. 가출하면 개고생이 딱 입니다. 까불지 말고 집에 있는 게 짱입니다. 엄마가 쫌 싫은 소리해도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는 겁니다. 괜히 욱해서 나와 가지고 개고생 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좋죠.

 집으로 돌아갈 때 돈이 남았죠. 110만원 정도. 아직도 엄마는 모르지요.

 집에 와서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둘이 울었죠. 눈물 나죠. 힘들어서도 그렇고 미안해서도 그렇고. 그리고 완전 두 다리 쫙 뻗고 잤죠. 온종일.

 그 후부터는 알바를 하게 됐죠. 집 들어와서부터는 제가 돈 안 받는다 했거든요. 미안해서.
-뭣하러!? 그 편한걸.
 미안해서요…. 나름 죄송함의 표현이었죠.


<---------by Taekwonweirdo

-그 후의 알바는, 가출 때 했던 거랑 비교하면 어때?

 알바와 직장은 전혀 다르죠. 알바는 쉬엄쉬엄 하는데 직장은 그렇게 못해요. 짤리면 안 되니까. 딴 데 가면 된다고 하지만 딴 데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죠. 부담감이 확실히 다르죠. 가출했을 때는, 이게 내 일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그쵸, 집을 영영 안 들어가면 이게 내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정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맘을 가지고 일을 견뎠죠.

 지금은 너무 행복합니다. 완전 등 따시죠. 밥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요. 완전 다르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금은 집이 너무 좋아요. 완전 집 좋아.


-친구가 가출한다면 너가 뜯어 말리겠다.

 잡아왔죠. 한번 친구가 지 여자친구랑 가출했었는데 애들이랑 가서 잡아 왔죠. 사진 거의 50장 복사해서 50명이서 걔 잡으러 다녔죠. 오토바이 탈 줄 알고 오토바이 있는 애들로 모아서요. 근방에 배달하는 애들이나 그런 애들한테 사진 준거죠. 걔네 부모님이랑 좀 많이 친해서 나보고 도와달라고 부탁하셔서, 그 부탁 받고 딱 4일 걸렸죠. 걔 찾느라.

-친구가 엄청 원망했겠는데?
 아니요…. 지도 얼떨결에 나갔던 거라 고마워합니다.


-그럼, 그 문제는? 그건 어떻게 됐어? 진로에 관해서 네 생각이 전혀 반영이 안 되고 무시되는 부분.


 됐죠. 드디어 제가 배우고 싶은걸 배울 수 있게 됐죠.

-뭔데?


 비밀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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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관찰자 시점 알바 이야기

2010/01/12 14:08

From 머핀

  신자유주의가 시작된 이후로 한국의 10대와 20대들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 어느 때보다 노동 시장에 많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 시장의 상황은 십년 전과 비교해서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노동하는 사람들의 기본권도 보장하지 않는 게 한국노동계의 현실인 것은 책을 통해서든 경험을 통해서든 이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나는 직장 체험을 하거나 사회 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은 있지만 친구들이 한다는 식당 알바, 편의점, 주유소, 커피 집, 바에서 일해 본 적은 없다. 그런 나에게 노동현장에 뛰어든 친구들의 알바 이야기는 그저 충격이기만 하다. 좋은 이야기는 열에 하나 정도가 다이며 들려오는 이야기의 절반은 알바 현장의 폐해들이다. 내가 지금 전하는 이야기들보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나는 그런 내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이건 관찰자 입장에서의 고발이며 동시에 비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자기 경험을 드러내서 사회에 알리는 일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길 바란다.

  어느 날 친구 중 한 녀석과 밤에 전화 통화를 했다. 그냥 간단한 안부 전화였는데 오랜만에 전화를 하다 보니 긴 시간동안 하게 됐다. 그러다 대학 등록금 이야기와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 친구의 말인 즉 대출 받은 등록금을 생각하면 집 사정도 그렇고 걱정이 앞선다는 거였다. 우리 또래들 중에 그런 걱정 안 하면서 대학에 다니는 친구가 몇 이나 되나 싶었지만 막상 직접 들으니 짐짓 걱정이 되는 거였다.

  얼마 후 나는 다른 친구로부터 그 친구가 대학 앞에 있는 술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것도 저녁부터 해서 새벽까지 일한다는. 학기 중이어도 용돈 마련을 하나 싶어 그러려니 싶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걱정이 앞섰다. 학교에선 학교 일대로 시달리고 밖에 나와선 사방팔방 뛰어 다니며 정신없이 일을 하던(금전적 이익과 별로 상관도 없는) 그 친구에게 쉴 시간을 가지는 게 그리도 사치스러운 일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일을 하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 알고 난 뒤에도 한참을 찾아가지 않았다. 바쁘고 정신없는 탓도 있었지만 아마도 찾아가기가 싫었던 것 같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나는 친구들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찾아가서 편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 심지어 찾아 가지 않고 듣기만 해도 불편해져서 근처에도 가기 싫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임금 체불은 기본이고, 근무 시간이 아닌데도 불러서 일을 시키고, 끝나고 가야 할 시간에도 일을 시키는 곳도 있었다. 사정이 생겨 일을 일찍 그만두게 되자 시급을 약속한 것보다 깎아서 계산해준 곳도 있었다. 그것도 노동법을 슬며시 피해가도록 현금으로 주면서. 좋은 곳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정말 보기 드문 존재들이었다.

  그래도 친구가 일을 한다니 한 번 가보긴 해야 해서 소식을 들은 지 몇 개월이 지난 뒤 찾아갔다. 주인장이 좋은 사람이고, 일을 한지 시간이 꽤 흘렀으니 자리 잡혀서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었으면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 체 가게에 들어갔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친구가 없는 날이었다. 이런 쒯. 겉으론 전혀 상태를 알 수 없는 음악 들으면서 술 마시는 집이었기 때문에 “내일 온다.”는 이야기만 듣고서 나왔다.

  며칠 뒤 나는 다른 친구와 약속이 있어 볼 일을 보고 나서 집에 가는 길에 다시 그 친구가 일하는 곳으로 향했다. 녀석은 짐짓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나 싶어서 내심 기쁘게 생각하며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친구는 좀 있다가 나한테 기본 안주를 갖다 주고 메뉴판을 갖다 준다고 왔는데 갑자기 나한테 지금 사장님 기분이 안 좋다며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나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오래 하기가 그렇다는 말을 슬며시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얼마 전에 일을 그만 둔다고 했더니만 그걸로 사장이 화가 나있다는 것. 쓰고 싶을 때 막 쓰고 자르고 싶을 때 막 자를 수 있는데 왜 알바가 그만 두겠다는 걸 괘씸하게 여기는 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지만 그렇다니 일단 알았다고 그랬다.

  나는 행여나 사장이 내가 아부를 하면 기분이 조금 풀릴까 싶어 칵테일이 맛있다는 둥, 여기 라이브 영상도 틀어주고 해서 너무 마음에 든다며 다음에 또 와야겠다, 지금 나오는 음악 밴드 이름이 뭐냐며 온갖 헛소리를 해댔다. 친구를 대하는 태도는 이미 낙제였지만 딴 거라도 괜찮았기에 그런 말이라도 한 것이지만 그래도 여기엔 심각한 가식이 담겨져 있었다. 물론 이게 별로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원래 나는 그냥 술 한 잔 마시고 친구 얼굴이나 보다가 오려고 했지만 가만 있어보니 친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장이 무슨 소릴 할까 싶기도 했고(물론 욕 몇 마디를 못 버틸 인물은 아니지만), 혼자 하기엔 벅차 보일만큼 많은 테이블 서빙에, 얼굴에 “나 너무 피곤해.”를 써놓은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같이 있으면 그래도 힘이 되 줄 뭐라도 있지 않나 싶어 가방 안에 있던 책들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읽다가 지겨우면 음악 신청을 하고 여유롭게 음악 감상을 하며 오며 가며 이야기도 잠깐씩 하면서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지켜보니 이 가게는 골 때리는 곳이었다. 가게 크기가 그렇게 크지도 않았지만 한 사람이 서빙하기엔 힘든 곳이었기 때문이다. 새벽 1시가 넘자 테이블이 다 차서 들어왔다가 나가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보였는데 그 많은 테이블을 녀석 혼자 서빙하고 있는 것이었다. 왔다갔다 정말 정신없어 보이는 와중에도 친구는 웃으려고 애 쓰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 붙는 치마에 구두까지 신고 다다다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자못 안쓰럽기만 했다. 나는 친구가 굴러다는 걸 보고도 음악 이야기나 칵테일 맛에 대한 찬양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몇 시간이 흘러 드디어 마감 시간이 됐고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 나가고 술집엔 사장하고 나하고 친구 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드디어 가겠다 싶어 보던 책들을 가방에 집어넣고 “와, 이제 끝나는 거지? 고생했다야.”라고 친구를 토닥였다. 그러나 친구는 아직 멀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장님이 가라고 해야 갈 수 있다.”는 말을 힘없이 들려줬다. 나는 무슨 소린가 싶어 다시 자리에 앉아 친구를 지켜봐야했다. 마감이 만약 4시라면 3시나 3시 30분부터는 마감 준비를 해서 4시에 가게 만들어 줘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4시에 끝나고 나서 마감 준비를 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감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고 그러고 나서야 사장은 마지못해 친구보고 가도 좋다는 이야길 했다.

  그때 시간이 첫 차가 나오기 한 시간 전쯤이어서 택시를 타야 했다. 그 비용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친구가 자비로 계산해서 가야 한단다.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다. 새벽까지 죽어라 일하고 집으로 돌아갈 차가 없는 것이 왜 얘의 책임일까? 왜 힘들게 번 돈을 집에 돌아갈 때 쏟아 붓고 나면 남는 것도 얼마 없는데, 그럼 이 사장 새끼가 얼마나 낮은 임금으로 친구를 고용하고 있는 건지 계산하면 열 받을 거 같아서 안 해버렸다. 밥을 주나, 쉴 시간을 마련해주나, 마감 시간 넘겨서 일하면 추가 수당을 주길 하나, 다른 알바를 고용하나 뭐 하나 하는 것도 없이 칵테일이나 만들고 음악이나 틀고 앉아 있으면서 친구를 그따위로 대한 걸 생각하니 듣다가 실소를 터뜨리지 않고 뭐 어쩌겠나. 그렇다고 지친 친구 앞에서 화내면서 욕 할 수도 없었다. 보통 같았으면 그랬겠지만 그 날은 정말 같이 욕 하는 것도 지쳐보였다.

  나는 일터라는 곳이 기본적으로 자신의 노동력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곳은 내가 일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학원은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거기서 새벽까지 일하고 집에 갈 수 없는 형편이라면 당연히 임금이 높던지 아니면 임금과 별개로 교통비를 줘야 하는 게 당연 한 거 아닌가? 도대체 사장이란 작자는 무슨 생각일까? 집이 택시를 타야 할 만큼 먼 데 이곳에 와서 일하는 사람의 잘못이라 이건가? 그러면서 그만 둔다니까 화나서 친구가 일하는 내내 정색하고 있는 건 도대체 뭔지. 왜 우리는 맘대로 일도 못하고 마음대로 그만두지 못하면서 까라면 까야 되고, 나가라면 나가야 되는지 모르겠다. 이건 노동법이고 뭐고 찾고 따지기 전에 기본 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중세시대의 지주와 농노의 모습과 뭐가 다른지 알 수가 없다. 누군가 나에게 차이점을 설명해주기 바란다.

친구는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택시 타러 가는 길에 어떤 계단에 걸터앉아 잠깐 쉬었다 가자 그랬다. 그 짧은 10여분의 시간 동안 나는 사회에서 업신여김 당하며 발기발기 찢기며 상처 입는 우리 또래들의 모습을 보았다. 슬픔을 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냥 힘들어 죽겠는데 몇 시간 쉬지도 못하고, 늦어도 10시까진 강의 들으러 학교에 가야 한다는 이야길 들어 주는 거 말고는 없었다. 녀석은 너무 힘이 들어 울어 버릴 것만 같았다. 한 번도 우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다음에 밥 먹으면서 이야기나 하자며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다며 택시에 타던 친구한테 난 뭐가 그리 고마운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손에다 택시비나 쥐어 줬다면 그런 마음이 덜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깟 돈이 뭐라고, 그래도 없으면 죽는데 라며 10시에 수업인데도 일을 하는 친구를 보니 마음이 무겁다 같은 문장 따위론 감정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친구는 지하철 안에서 상모를 돌리다가 수업을 들으러 갔겠지. 그것도 모자라서 수업 시간에 졸았을 수도.


아 뭐, 이젠 멀리 있는 남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난 그게 무서웠다.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걸 당연하게 여길까봐. 그런데 벌써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인다. 라면 가게에서 임금 체불을 당하고도 세상이 그렇다며 화나서 길길이 날 뛰던 나를 도리어 달래던 친구도 그랬고, 왼손잡이라서 저지른 몇 가지 실수로 하루 만에 식당에서 잘린 친구, 전단지 다 돌리고 갔더니 어디다 버린 거 아니냐며 제 값을 다 쳐주지 않아서 황당했다는 친구. 우린 이제 이런 일이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왜 제 시간에 일마치고 집에 오는 곳이 좋은 곳에서 일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까? 언제까지 이럴까? 집까지 걸어와서 보니 시간이 꽤나 흘렀고 너무 잠을 안자서 인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나도 일을 하러 가야 해서 지금 잤다간 일을 하러 갈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by Leo Reynolds



From 머핀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한국에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왔었다고 친구가 염장 인증샷을 찍어 메일로 보내주었다. 여기는 도쿄. 눈은 커녕 비가 올 뻔 했는데 다행히 오지는 않았다. 연애를 하는 녀석은 올 크리스마스가 인생에서 제일 따끈따끈했노라고 자랑질을 해댔다. 흥, 짜식아 나도 따끈따끈은 아니어도 후끈후끈하게 보냈어. 오후 4시부터 기숙사 키친에서 지구의 곳곳에서 온 외로운 유학생들과 함께 새벽 4시가 되도록 퍼먹고 퍼마시며 아쥬우 후끈후끈하게.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나는 해멍이다. 대학에 들어온 지 2010년이 되면 4년째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가 열일곱살인 줄 아는, 철들려면 몇백광년 필요한 놀자 대학생. 보통 내 또래면 이맘때쯤엔 취업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토익토플이야 기본이고 피부관리와 화장은 이미 신의 경지. 개중에는 10센티 하이힐을 신고 경공을 펼치는 고수가 있는가 하면, 면접스터디다 시험스터디다 취업스터디다 뭐다 해서 대통령보다 바쁜 스케줄을 자랑하며 신촌 토즈에서 생활하다시피하는 철인들도 있다. 물론 그 모든 시츄에이션을 이미 휘육 뛰어넘어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도 있고, 애초에 돈을 안 벌어도 집안이 넉넉하니 나는 우아하게 유학이나 가련다 하는 부러운 종족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 들려오는 풍문에는 내 또래들이 다 저렇게 지낸다고들 하는데, 어쩜 내 주변에 가까운 자들은 하나같이 난 학문의 돌을 갈아마시겠소, 아니면 방황이 내 취미요, 그것도 아니면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말하며 부모님 걱정 시키는 재주만 갈고닦고 있는지. 사람은 무릇 끼리끼리 모이는 동물이므로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라는 사실이야 뭐 말할 것도 없다. 호호호. 그러니까 내가 지금 여기 이러고 와 있지. 나는야 그 흔한 토플 시험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위인. 아부지 죄송합니다 아이구.


  여하간, 나는 올해 9월부터 내가 다니던 한국의 대학교와 교환협정을 맺고 있는 일본의 대학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했다. 이 글을 필두로, 나는 지금부터 약 반년간 <철없는 20대의 벤또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어린애와 젊은이들이 먹고 살 궁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시는 바와 같이 다소 두서없고 느슨한 글을 써내려갈 생각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와 기숙사는 모두 도쿄 도내에 있으므로 내 얘기의 주무대는 아마 도쿄 혹은 그 근처의 지역이 될 것이다. 또한 내가 이미 20대에 접어든 관계로(이 말은 이제 10대가 나랑 잘 안 놀아준다는 뜻) 10대 얘기보다는 10대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20대의 이야기가 주된 소재로 등장할 예정이다.


  오늘은 인트로고, 지금은 연말연시고 하니, 이 글은 이쯤에서 마치는 게 좋을 것 같다. 도쿄의 크리스마스는 가족의 날이라기보단 연인의 날이고, 도쿄의 새해는 떡국 끓이는 날이 아니라 대!바겐세일의 날이라고 한다. 산책이라도 할라치고 밖에 나가보면, 과연 그러하다. 반짝이는 쇼윈도에 더 반짝이는 “1월 1일에는 50%sale!”. 조금 더 점잖은 가게는 “1월 2일부터!”. 나는 올해의 마지막날부터 새해의 첫날까지 뭘 할지 아직 안 정했는데, 모르긴 몰라도 도대체 평범한 주말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 시부야의 H&M에서 무슨 전쟁이 벌어지나 궁금해서라도 외출을 하기는 할 것이다. 아마 다음 글은 그 인류학적 산책(?)의 결과보고서쯤 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근하신년 해피뉴이어. 일본어로는 요이오토시오よいお年を。좋은 새해를, 정도 되는 말이란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독자 여러분 꾸벅.


From 해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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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다 -건중의 가마니 알바편

2009/12/14 11:49

 “일단 내가 가게에서 대기를 타고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가게 앞으로 트럭이 와. 무지무지 큰 트럭이. 거기엔 가마니가 무지무지 쌓여있지. 소금가마니 트럭 다르고, 쌀가마니 트럭이 달라. 무튼 나르는 건 다 똑같아.”


드라마다

-건중의 가마니 알바편-


고담


 일명 '구루마'라는, 바퀴 두개 달려서 손으로 끄는 게 있어. 그걸 트럭 앞으로 가져가서 가마니를 여러 개 싣고, 가게 안 창고로 끌고 들어가서 차곡차곡 쌓아 놓는 거야. 그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는 단순노동이야.


 토요일, 일요일 새벽에 나갔어. 새벽 3시부터 7시였나, 4시부터 8시였나? 시급은 7천원이었던 것 같아. 엄청 셌지. 작년 겨울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장기간으로 한건 아니었어. 총 서너 번 정도 밖에 안했어, 기간으로 치면 2주 정도. 방학은 확실히 아니었는데 그 일을 하고나서 학교에 갔던 기억은 없어. 그래서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거지.


Photo by lafrancevi

 친구가 '우리아빠 가게에서 잠깐 알바 할래? 오래하는 건 아니고 몇 번만 할 거다'라길래 바로 따라갔었어. 당연히 무슨 일 하는지는 대충 듣고 간 거지, 새우 잡으러 가쟀으면 안 갔지.



 알바 전에는 그렇게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은 못했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까지 토 나올 줄은 몰랐어. 가마니 일을 하고나면 집에 와서 아침부터 낮까지 잤어. 물론 그 전날에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되니까 일찍 잤고.


 가마니 당 10, 20kg이었던 걸로 기억해. 30kg도 있었나? 친구랑 둘이서 그걸 다 날랐어. 그 친구도 자기 아빠네 가게지만 나랑 똑같이 돈 받으면서 일했어.


 하루에 트럭이 한 대씩 왔어. 한대에 가마니가 몇 개였냐면, 으음. 100개는 족히 넘었었는데…… 감이 안 온다. 어쨌든 100에서 200개 사이였을 거야. 신기하더라, 그 많은 게 일주일 새 어디로 다 날아갔는지.


 한창 일하고 있으면 장갑에 소금이 잔뜩 껴서 막 까끌까끌해, 손목 위에도 막 까지고. 소금이 까칠까칠하니까 살이 까지거든. 장갑 벗어보면 손이 완전 소금 먹어 가지고……. 가마니라는 게 촘촘한 것 같아도 소금이 조금씩 삐져나오거든. 딱히 아픈 건 아니었지만 불쾌했어. 소금 찌린내도 나고. 중간에 아주 잠깐 쉬는 시간이 있어서 포카리 스웨트를 맛나게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봤자 뭐, 15분 정도.


 파스? 붙였었지, 첫날 일하고 나서부터 바로. 엄마가 이럴 거면 하지 말라고 한 것도. 그래도 뭐, 몇 번 안 하는 거니까 걍 하겠다고 했지. 허리랑 어깨에 알이 많이 배겼어. 아, 발가락도 아팠어. 구루마에 가마니들을 쌓아서 끌고 가다가, 턱! 하고 걸리면 거기에 발가락 찧곤 했거든.


 "구루마 바퀴 밑으로, 발가락을?"


  바퀴 밑? 야, 그러면 죽었지.

 뭐, 그렇게 알 배겨도 보통 사나흘이면 다 풀려. 당연히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 운동 무리해도 알은 다 배기니깐……. 아, 엉덩이에 알배기면  걸을 때 무지 불편하긴 해도…….

 "……."

 

팔이랑 어깨에 알배기면  기지개를 못 켜도……. 배에 알배기면  웃을 때 많이 못 웃어도…….  지장이 있네.


 “하는 일 생각해보니까 시급이 센 건지 잘 모르겠다.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야, 대박이지! 시급 7천원이면 나 그런 노동 몸 생각안하고 할 거야. 고깃집에서 엄청 숙달된 이모들도 시급이 5500원이야. 그 이모들은 알바도 아니고 거의 직원급인데.


 사실 같은 돈 주고도 인력시장가서 아저씨들 쓰는 게 낫지. 그냥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과 아들친구에게 용돈이나 주되, 아이들에게 뭔가, 교훈? 가르침? 그런 것도 가르칠 겸, 그런 느낌이었어. 아저씨가 그런 류의 말씀을 해주셨거든.

 “아, 이런 말? 얘들아 돈 버는 게 이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 공부를 열심히 하라?”


 아니, 아니. 공부 얘기는 아니었어, 확실히.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이야기였어.


 ‘나도 그렇고 너희 아버지도 그렇고, 평생 이렇게 고생하시는 거다.’


  마지막 날인가? 언제인진 기억 안 나고, 일 끝나면 항상 집 근처까지 태워다 주셨거든. 그때 차 안에서 들은 얘기야.



 “처음으로 돈 벌어보니까 어땠어?”

 ‘우왕!’ 딱 이거. 엄청, 무지 무지, 뿌듯했어. 이 돈으로 뭐하지? 보단 아, 내가 벌었다! 신기함. 그리고 내가 원래 돈을 헤프게 쓰는 편이 아니긴 한데, 용돈 받아서 쓰는 거랑은 느낌이 완전 달라. 진짜 못쓰겠어. 어떤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보다는, 이 돈을 내가 얼마나 힘들게 벌었냐는 느낌……. 돈이야 원래 쓰라고 버는 거지만, 그래도, 조금 더 찾아보면 더 괜찮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에.


 생일날 축하해준 친구들 밥 사주고, 가족끼리 밥도 먹고. 비싼 건 아니고 보리밥집 가서. 그러고 남은 건 그냥저냥 남들 돈 쓰듯, 기억에 남지 않지. 군것질도 했겠고 사고 싶은 것도 샀겠고, 그랬겠지. '뭘 하겠다, 뭘 하겠다' 마음먹고 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렇다고 돈을 안 쓰고 갖고 있는 것도 가치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렇게 쓴 건 흡족해?”

  응. 함께 먹는다는 게, 정말 행복한 거야. 게다가 맛있었다니까? 그리고 먹을 때는 먹는 것만 하는 게 아니잖아. 이야기가 있잖아.


 “부모님은 뭐라셨어? 몸 상하는 일해서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

 뿌듯해 하셨어. 밖에 나가서 자랑도 하시고. 친구 분들이랑 전화통화 하실 때도 '우리아들은 지가 돈 벌겠다고 알바도 한다. 새벽에 들어온다.' 이런 얘기들을 수없이 하시지.


 “청소년이 알바 하는거,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어른들이 많던데.”

 알바를 뭐 24시간 하는 것도 아니고, 짬짬이 남는 시간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알아야해, 돈의 소중함을. 진짜 엄마아빠가 돈 버시는 게 힘들구나 하는 것도 느껴야 돼.


 그리고 사회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사회에서는 나의 행동이 잘못되면 용서가 안 돼. 학교나 가정이 아니야. 진짜 생판 남들끼리 부딪히거든. 그걸 배워야지, 눈칫밥 먹는 것도. 여러 사람들도 겪어봐야하고.


 “근데 단순노동 말야, 막 시간 버리는 느낌 들고, 점점 머리가 비어가는 기분이지 않아?”


 머리에 뭘 남기고 싶으면 알바가 아니라 책을 읽고 여행을 가야지. 아, 물론 책사고 여행을 가려고 알바를 하는 거라면, 뭐 그렇지만, 머리 채우려고 알바를 하는 사람은 없지. 돈을 버는 거지. 결국 그거잖아. 그리고 난 머리가 비워진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일할 때는 많은 생각 안 하는 게 좋아. 일에 집중해야지. 그리고 남의 돈 빼먹는 거 쉬운 일 아니니까 꾀부릴 생각 말고, 열심히…….



 " 구루마에 가마니를 놓을 때 말이야,


 한꺼번에 많이 옮기려고 욕심 내면 안돼.


 손잡이 밑 부분 라인까지만 쌓아서 천천히 움직여야 다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일이 빨리 끝나.

마음을 조급히 먹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시간도 늦춰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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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2009/12/07 00:28

 2009년이 끝나간다. 달력이 아닌 핸드폰 액정을 보면서 필자는 일 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며 너스레를 떨 일이 많아진다. 신문과 뉴스엔 연말연시 술자리와 음주운전 단속에 관한 내용이 보도되고 아버님이 술에 취해 귀가하시는 날이 많아지신다. 역시 ‘술’을 빼놓고 연말을 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술과 만나다


 술을 처음 마셔본 적이 언제인가? 필자는 유치원 때 컵에 담겨 있는 보리차인줄 알고 마셨던 맥주가 떠오른다. 이처럼 누구나 술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 정도는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친구들과 뒷동산에 올라 초록색 유리병에 든 액체를 마시며 밤하늘이 아름답다고 헛소리를 지껄이거나, 과음해서 웩웩거리며 먹었던 것들을 재확인했던 일들 말이다. 그러고 보면 다들 술에 대한 안 좋은 기억꺼리 하나 정도는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회식, 그 나름의 성인식


  2년 전 이맘때쯤의 일이다. 필자에게 알바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회식자리가 생긴 것이었다. 당연히 생애 첫 회식을 맞이하면서 뭘 입고 가야 하나, 술을 마시겠지 싶은 기대감으로 회식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고 마침내 회식 날이 되었다. 매장이 10시에 마감이니 본격적인 회식이 시작된 건 자정이 조금 지날 무렵, 2층짜리 패스트푸드 매장이니 회식자리는 당연히 바깥에서 안 보이는 2층에서 열리게 되었고(별거 아닌 일에도 고객들은 홈페이지에 불만사항을 접수하기 마련이다…….) 1층은 회식준비로 분주했다. 우선 마트에서 사온 각종 튀김들을(치즈스틱과, 오징어 튀김 그리고 만두 등) 감자튀김을 튀기는 후라이어에 튀기고(이날은 점장님도 눈감아주시는 날이기도 하다.) 시킨 치킨과 족발이 속속들이 도착하면서 회식준비가 끝났다.


photo by JoonYoung.Kim


 우선 점장님의 말씀부터 돌아가며 자기소개. 그리고 이제 점장님께서 하사해주시는? 술잔을 받고서 회식자리가 슬슬 뜨거워질 무렵, 점장님은 집으로의 귀가를 선언하시고 이제 눈치 볼 사람 없는 매니저님과 우리는 양주를 사와 마셨고 필자의 필름은 여기서 끊겼다. 다음날 필자에 다리엔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고 한동안 다들 필자를 보며 큭큭 거렸다는 후문이…….


사실 ‘술’이란 거 중요하긴 하죠!


 남자는 술과 담배로 친해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술과 담배를 즐기는 남성이 많고 남자들끼리 모이면 술 한 잔 걸치기 마련이다. 결국, 남자라는 존재는 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딱히 필자가 ‘술 권하는 사회에 고함’을 치고 싶은 건 아니다. 단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청소년인 우리의 경우, 술 맛?들일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의 알코올 후유증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습관화된 음주의 경우 월급의 대부분이 술값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필자는 양주에 돈을 쓰고 난 뒤, 통장 잔고를 보며 절망했다…….)


이왕 마시는 거 엣지있게 술을 마실 것!


  주도(酒道)라는 게 있다. 기본적으로는 연장자가 주는 술을 두 손으로 받고 연장자의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마시는 것이지만 술을 마시는 것만이 주도는 아니다. 술을 거절하는 것도 주도다. 본인이 취해서 더 이상 술을 마실 수 없을 때 “죄송해요. 더 이상 못 마실 것 같아요.” 라며 말하고 술잔을 내려놓는 것만큼 깔끔한 마무리가 있을까? 기억하라. 오기부리지 말고 술잔을 내려놓는 것도 예의임을.


권하는 술, 피하는 방법


 술 권하는 우리의 회식자리. 사실 “전 술 못 마셔요. 호호”라며 빠지기엔 분위기가 너무 뜨겁다. 그럼 술을 (최대한으로)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주고자 한다.


0. 짠~! 하고 입술만 대는 건 당연한 거다!


1. 사전에 미리 말하는 놓는 게 어떨까? 회식 전부터 공공연하게 술을 못 마신다며 광고한 그대에게 선뜻 술을 내밀 사람은 없을 것이다.


2. 점장님과 같이 높은 어른이 주시는 술은 받는 게 예의다. 하지만 받으라고 꼭 마시라는 건 아니다. 단지 두 손으로 잔을 받는 것만으로 그대는 충분히 예의 차린 거다.


3. 소주대신 물을 마시는 건 고전중의 고전이지만 술잔대신 음료수를 자주 마신다면 다들 술을 안 마셨다는 건 모를 거다.(왜냐면 다들 취해서~흐흐)


4. 혹시 술을 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충분히 마셨다면서 토할 것 같다고 말하라. 남의 속사정을 어지간히 보고 싶지 않으면 더 이상 권하지도 않을 거다.


건전한 송년회는 솔직히 개뿔이고 속 풀이나 하이소!


 뉴스나 신문에서 나오는 것처럼 

송년회를 공연을 보러가거나 봉사활동을 가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을 거다(그건 지극히 일부의 기업들). 하지만 일 년에 단 한번인 송년회 겸 회식은 팀원들 사이의 관계를 다지는데 좋은 기회일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켜켜이 묵혀둔 속상한 얘기들은 조심스레 꺼내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물론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물론 회식자리에 ‘술’이 빠지지 않는다는 게 좀 미심쩍긴 하다. 


더군다나 우리는 (미성년자인데도 불구하고)술 권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속으로 조금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그대를 인정해주고 있다는 뜻이니 너무 속으로 비꼬아서 볼 것도 아니다. 물론 알바 하는 곳마다 술을 안주는 야속한? 어른들도 있다만 까짓것  술 안 먹지 뭐~ 이런 담담한 마음으로 음료수를 까라! 절대로 일어날 일 없는 일이지만 연말 회식자리에 술이 없다면 그건 조금 이상한 일이려나 싶다.                                                                   photo by kiyong2


From 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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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쪽이다 -영은의 피팅모델알바편

2009/11/27 23:30

 "시간당 이라 하면 다른 가게들이 다욕해. 미친이라고."

 영은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몰랐다. 관심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흠……. 한 시간에 몇 천원이라 하는 그런 괴담을 굳이 알려들고 싶지 않을 밖에.

개쪽이다
-영은의 피팅모델알바편-

고담

처음에 했던 곳은 시급이 원이었고 두 번째는 만원, 세 번째는 나중에 만원으로 올려줬어.


 
루에 제일 받았던 적? 시급 이만원일 때 일곱 시간 찍어서 . 날마다 바로바로 받았어. 혹은 다음날 통장으로 넣어주거나.

 평균이란 게 매해. 어떤 곳은 만원 주는 곳도 있고. 근데 피팅이 만원 받으면 정말 안 하는 게 나은 거야. 얼굴 팔리는 건데 시간당 만원이라 하면 다른 옷가게들이 다욕해. 그 집 미친집이라고. 거의 만 오천원부터 시작 하는 게 보통이지. 삼만원이 최대 맥시멈이야. 그리고 어떤 곳은 아예 일당으로 이십 만원, 십 오만원 하는 곳도 있구.

 그렇지! 받은 알바였지! 그래서 내가 사 천원 받는 알바를 못하겠어……. 차라리 다시 살 빼서 피팅을 하지,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지…….

 그땐 꿈이 예인이여서 뭔가 모델을 하는 게 더 유리할 거란 생각이 들었어.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이 쌓이는 거니까. 그리고 나중에 옷가게도 차리고 싶어서, 모델일 하다보면 주워듣는 게 있을 테니 한 것도 있구. 그치만 제일 중요한건 뭐니 뭐니 해도 돈! 보수가 많으니깐.

 먼저 온라인으로 사진을 보냈어. 럼 연락 와. 그래서 내가 그곳으로 가서 면접? 그냥 뭐, 얼굴 보는 거지. 몸이랑 보고 나서, 그쪽에서 마음에 들면 연락이 오는 거고. 사실 그 자리에서 대부분 말을 해줘. 뭐 이정도면 괜찮겠네, 다음부터 촬영하자, 이런 식으로. 그때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다고나 할까?! 민망하지만, 그때 빠지고 그래서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쁜 줄 알았어.

 인터넷에 보면 피팅모델 구하는 카페 같은 게 되게 많아. 거기에 보면 구직란이 있어. 그럼 자기 PR을 해서 올리는 거야. 솔직히 객관적으로 못생긴 사람들도 완전 자신만만해.


 근데 막상 해보니까- 피팅 하는 애니깐 뭐 옷만 갈아입지, 실무적인 거는 하나도 모르겠고. 카메라 앞엔 아무리 서도…… 뭐랄까, 내가 쑥스럼이 많아서 여전히 부끄러운 건 있더라구. 아, 그리고 최악인건 야외촬영인데, 사람들 북적이는 명동이나 홍대에서 사진을 찍는 건 아…… 진짜, 너무! 부끄러웠어! 난 시간이 안 되서 항상 주말에 찍었는데, 그때는 진짜 사람들 북적이잖아……. 외국인들이 나 뭐 연예인 줄 알고 렌즈 완전 긴 전문가용 카메라 같은 거로 사진 찍어가고.                                                         


 근데 길거리에서 촬영하다가, 잠깐 어떤 상가로 들어가더니 옷으로 가려 줄 테니깐 갈아입으라고 하는 거야. 그땐 진짜 눈물 날 뻔……. 옷 갈아입는데 막 남자들이 쉭쉭 지나가. 거기가 진짜 나쁜 곳이었어. 다른 곳은 아예 자기네 차가 있어서, 거기 안에서 갈아입힐 걸.

 
그리고서는 창피하니깐 옆에 붙지 말래. 사람들이 쳐다본다고. 왜냐면 여름가을 옷 입히고, 더울, 가죽 자켓에다, 워머 시켜 놓거든…….

 
화장실에서도 갈아입었는데 그것도 진짜 기가 막힌 게, 그냥 커피빈 이런 곳 들어가서 옷만 갈아입고 나오래. 거기 사람들이 나 다 쳐다보는데.

 
아, 진짜……. 그때 생각만 하면 정말 최악이야! 너무 부끄러워.

 
나는 길에서 촬영하는 거 봐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지나가는데, 찍히는 입장이 되면 거의 다 <쟤 뭐야> 이러고 쳐다보니깐 완전 후끈후끈해…….                                                        photo by  Jef Harris
 
글쎄, 해도 해도 사람들이 날 쳐다보면 부끄럽더라. 난 그래서 스튜디오 촬영이 제일 좋아. 무엇보다 포토그래퍼가 우리 여야 할 것 같아! 그럼 미친 듯이 활개 칠 텐데!

 나는, 정말…… 포 없는 애였지. 그래서 대충 피팅 한 애들 사진보면서 몇 개 익혀가고 그랬지. 근데 그러고 가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어찌나 민망하던지 포즈가 하나도 생각이 안나! 그래서 거의 막 고정자세가 생겨. 그래도 딱히 뭐라고는 안 하더라.

 일주일이나 이주에 한번 촬영을 하는데 화장을 해주는 곳도 있고, 내가 해야 하는 곳도 있어. 촬영하고 밥을 사주긴 하는데 밥 먹는 시간은 알바시간에서 제외해. 정말 야박하지!
 
"그게 야박해?"
 아니, 근데, 화장해주는 시간도 제외해. 음……. 난 나름 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은 저년이 배부른 소리 하는구나 싶겠지만.

 아, 런 일도 있었어! 완전 오랜만에 연락이 온 거야. 내가 살쪄서 알바안하고 있었는데 괜찮대. 그냥 한번만 촬영 하쟤. 그래서 거기 가서 옷을 갈아입는데, 그게 원피스였는데…… 옷 뒤쪽이 스타킹 아래로 걸친 거야. 난 그것도 모르고 나왔는데 거기 포토그래퍼가 ‘야 너 옷 끼었다’ 이러면서 옷을 빼준 거야……………………………………. 엉덩이랑 허벅다리…… 뭐…… 다, 공개한 셈…….

 아, 정말 거의 성희롱 당했어. 그날 촬영 다 끝나고 그 포토그래퍼가 밥 먹자 해서 집 가고 싶은데 그냥 밥을 먹었어. 밥 먹고 집 갈라고 하는데, 뭐 같이 청계천을 가자느니, 인사동을 가자느니. 시발, 걸어서 거기를 다 돌았어! 근데 걷는 도중에 막 은근슬쩍 어깨잡고, 계속 내 사진 찍더니 뭐라는지 알아? 자기가 모델 촬영들 해보면 뭐 별로 안 마른 모델들도 있대. 엉덩이 크고 다리 두껍고. 그래서 내가 ‘아, 죄송합니다’ 했더니 ‘괜찮아’ 이러면서 시발 놈이……, 내 얘기였던 거지! 그러면서 ‘우린 엉덩이도 본 사인데’.
 
 나 집 와서 완전 개분노! 정말, 그날 하루 일기장에 적혀있어, 아주 욕으로 한가득!!
 
피팅 모델을 할 거면, 절대 살찌우지 마! 그리고 포즈 연습도 많이 해 놓는 게 좋고…….

 다른 알바? 언니 대타로 한스델리 설거지 열 시간 한 거랑, 무한도전에서 하하 군입대전에 콘서트 할 때 거기 무슨 카드 섹션 하는 게 있는데 그거 카드 의자에 놓는 거!
 
비교하면 피팅이 황금알바지! 한스델리 설거지만 해도 시급이 얼마였지, 사천원이였나……? 열 시간해서 사 만원 벌었다. 이제 고등학교도 졸업하니 슬슬 알바 해야 하는데. 당최 뭘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영은아. 이제 다른 알바 못 할 것 같다!"

 아니, 지금은 너무 살이 쪄서. 내 주제에 뭘 피팅이야……. 살 빠지면 다시 도전 할 생각이긴 하지만.
 
“근데 다른 알바, 할 수 있긴 있겠어?”

…….

“할 있을 것 같아?”
 
아니…… 직히 좀…… .